윤석열 대통령 '첨단 바이오 이니셔티브' 방향 공개
바이오 R&D 투자↑···소부장 기업 육성 3000억 지원
"바이오 산업 생산규모, 2035년 200조원 시대 열 것"
충북 오송 'K-바이오 스퀘어' 구축, KAIST 오송캠 조성

윤석열 대통령 충북 민생토론회 주요 발언 내용./ 표=김은실 디자이너
윤석열 대통령 충북 민생토론회 주요 발언 내용./ 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를 키워 ‘2035년 2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충북 오송을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키우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첨단 바이오의 중심에 서다 충북’을 주제로 한 24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디지털 치료제, AI 로봇 융합 첨단 의료기기 같은 디지털 바이오에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도전적 혁신적 연구가 이뤄지도록 정부는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충북을 첨단 바이오산업의 선도기지로 육성하고,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를 키워 ‘2035년 2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첨단 바이오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2조달러에서 2035년에는 4조달러(약 5200조원)까지 확대된다”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첨단 바이오 시장이 지금보다 2배 정도 커질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바이오 기술은 소수의 서구 선진국들이 이끌어왔다면, 최근엔 AI와 디지털이 융합된 첨단 바이오로 시대적 변화가 이뤄지는 추세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디지털 강국으로 꼽힌다”며 “바이오 역량에 이를 잘 접목한다면 첨단 바이오 시대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로 확실하게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 바이오 이니셔티브는 ▲디지털 바이오 분야 정부 R&D 투자 확대 ▲바이오데이터 플랫폼 연구자에 제공 ▲소프트웨어 활용 정신 질환 치료 ▲난치병 치료용 바이오의약품 개발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진단 및 역노화 기술 개발 ▲석유화학 기반 소재 산업의 바이오 기반 전환 등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첨단 바이오 분야 R&D을 확대하고 기후변화, 식량 부족, 감염병 등 난제 해결을 위한 기술도 지원할 계획이다. 관련 정책 최종 발표는 오는 7월로 예정됐다.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R&D 예산도 지원한다.

또한 충북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에 ‘K-바이오 스퀘어’를 구축하기 위해 KAIST 오송캠퍼스 조성하고 오는 2027년 KAIST 부설 ‘AI BIO 과학영재학교’를 개교할 계획이다. 기술사업화 연계 연구개발 지원,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신설 등을 통해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데카콘’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혁신특구 규제 특례는 내달 확정된다.

윤 대통령은 “첨단 바이오 시대를 맞아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를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며 “KAIST 오송캠퍼스를 만들고 대학, 연구기관, 바이오 기업, 법률·금융·회계 같은 사업 지원 서비스 기업이 입주하는 K바이오 스퀘어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충북의 관광·교통 인프라 확충 관련해서는 ▲‘동서트레일’을 전국 숲길의 허브로 육성 ▲‘지역 활성화 투자 펀드’를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활성화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한다. 대전·세종을 충북 청주까지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CTX) 사업도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바이오산업 지원 강화 계획에 산업계에서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단발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치밀한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디테일한 전략이 빠진 점이 아쉽다”며 “바이오 메가펀드도 펀드 결성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안을 만들면 산업계, 학계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펀드도 성공시킬 수 있을수록 구조를 디테일하게 짰어야 했는데 그런 것들이 부족했던 만큼, 실행력 있고 디테일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클러스터를 의약품 생산에 강점이 둘 것인지, 연구에 강점을 둘 것인지 나눠서 고민해야한다”며 “또한 인력 수급이 가능한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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