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타이어 3사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 상향 조정···최대 25% 수준
한국타이어 ‘아이온’ 이어 금호타이어도 ‘이노뷔’ 등 전용 브랜드 출시
전기차 시대 열린지 3~4년 지나며 교체용 시장도 활발해질 것으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타이어 3사의 전기자동차용 타이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이어 금호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점유율 다툼이 시작될 전망이다. 또한 넥센타이어도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경우 최근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전용 타이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도 다가오는 만큼 신차용은 물론 교체용 판매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타이어 3사 전기차 전용 타이어 비중.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타이어 3사 전기차 전용 타이어 비중.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는 올해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전년대비 상향 조정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비중을 25%로 전년대비 10%p 높일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도 올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비중을 지난해 9%에서 16%로 상향한다. 넥센타이어는 작년 8%에서 올해는 1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선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수요 확보에 한발 앞서나갔다. 아이온은 사계절용, 퍼포먼스용, 겨울용 타이어까지 전기차 전용 라인업을 갖췄다. 2022년 5월 유럽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같은해 9월과 12월에 각각 국내와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2023년 5월에는 중국 시장도 진출했다.

이후 현대차그룹, 테슬라,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다양한 완성차 기업 전기차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확대했다. 올해 초에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해 아이온의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개발했고, 그 결과 현재 국내 타이어 기업 중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라며 “향후 저소음과 높은 전비 효율, 향상된 마일리지 성능이 균형을 이루며 전기차에 최적화된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다. 이노뷔 사계절용 프리미엄 제품에는 ‘HLC(High Load Capacity)’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동일한 공기압 조건에서 더 높은 차량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통상 타이어 브랜드는 일부 규격에만 HLC 기술을 적용하는데, 금호타이어는 이노뷔 프리미엄 제품 모든 규격에 HLC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 / 사진=최동훈 기자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 / 사진=최동훈 기자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중심으로 오는 2027년에는 신차용 타이어 중 전기차용 비중을 30~35%까지 높일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노뷔 출시전 EV TA91, EV HP71 등을 국내외 전기차에 꾸준히 공급했다”라며 “전기차 신차 판매가 본격화된 지 4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교체용 시장 수요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아직까지 전기차 전용 브랜드는 없지만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는 진행 중이며, 전용 브랜드 출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타이어 3사가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확대하는 것은, 신차용 뿐 아니라 교체용 수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2021년부터 전세계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가운데 올해부터 타이어 교체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통상 타이어 교체는 4만㎞인데 1년에 평균 1만~1만5000㎞를 주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전기차 타이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초반 가속력이 높아 타이어 마모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

또 신차용 타이어의 경우 자동차 기업에 대규모로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어 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높지 않으나, 교체용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신차용 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신차용 타이어 수익성의 경우 다른 부품과 동일한 5~6% 수준이지만 교체용은 이보다 3배 수준인 15~18%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반 타이어보다 전기차용 타이어 가격이 더 높다는 점, 전기차의 경우 현재 대부분 중대형 SUV에 집중돼 있어 18인치 이상 고인치라는 점 등도 고려하면 향후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에 따라 수익성이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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