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
대형마트 3사 직원수도 일제히 감소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오프라인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태 대표주자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들이 일제히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을 통한 식품 거래액은 40조6812억원이었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품 거래액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온라인 식품 구매액 중 75%는 모바일에서 나왔다. 식품마저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은 오프라인 업체로서 뼈아픈 상황이다. 식품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유일한 강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 분석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이 통계에서도 온라인 부문 식품 매출의 연간 증가율은 18.4%로 가장 높았다.

국내 이커머스들도 식품 판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최첨단 물류센터를 전국에 6개 건립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3곳과 100여개 이마트 PP센터(피킹&패킹센터)를 통해 전국 85%에 달하는 지역에 시간대를 지정할 수 있는 쓱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G마켓도 쓱닷컴과 물류 공조를 통해 신선식품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온라인 공세에 대형마트들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이마트가 점포 폐점으로 인한 인원 축소가 아닌,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원대 역대 최대 매출을 냈지만, 신세계건설 대규모 손실로 첫 영업손실을 냈다. 수익성과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이마트는 천안 펜타포트점과 서울 상봉점을 각각 4월, 5월 폐점하기로 했다. 특별퇴직금은 월 급여 24개월치로, 기본급 기준 40개월치에 해당한다.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을 별도 지급하고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전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000만~500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것이 조건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2020년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 12개를 정리했고,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홈플러스 역시 만성 적자로 폐점과 감원 등 노조의 반발에도 군살빼기를 지속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홈플러스를 아예 매각하려고 한다.

대형마트 직원수도 감소세다. 대형마트 3사 직원수는 5만2728명으로 전년 대비 251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1100명으로 감축 규모가 가장 컸고 롯데마트(789명), 홈플러스(627명)가 뒤를 이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의 중요성은 남아있다.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해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커머스의 지속되는 성장은 예단하기 어렵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는 이면에는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도 내포돼 있다. 대형마트사들은 흐름에 맞게 전략을 짜면서도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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