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대형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전년 대비 악화
자동차보험료 지속 인하 및 정비요금 인상 등 기저 작용···자동차보험 적자 가능성
손해율 낮추는 근본적인 해결책 필요···우선 보험사기로 불필요하게 지급될 보험금 누수 최대한 억제

2023·24년 2월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023·24년 2월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올해 1~2월 대형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사 순익에 기여했던 자동차보험이 다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손해율 방어를 위한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보험사기로 불필요하게 지급될 보험금 누수를 최대한 억제해 손해율 개선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5개사 단순 평균) 79.5%로 집계됐다. 지난해(77.1%) 대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형 5개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85%에 달한다. 손해율은 보험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보험금이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구체적으로 보면 삼성화재 78.2%, 현대해상 81.8%,  DB손해보험 79.0%, KB손해보험 78.9%, 메리츠화재 77.6%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손해율은 삼성화재 76.9%, 현대해상 77.4%,  DB손해보험 77.1%, KB손해보험 77.0%, 메리츠화재 76.1%였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업계 공통으로 상승한 배경에는 지난 2022년 연말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인하한 자동차보험료는 올 3월부터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년도 보험료 인하 및 지난달 폭설 등 계절적 요인 때문에 손해율이 다소 악화됐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볼 수 있는 손해율 구간을 80% 미만으로 본다. 다시 말해 지난해에는 순익에 기여를 했던 자동차보험이 올해는 적자 상품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집중되는 자연재해와 휴가철 나들이 차량이 늘면서 교통사고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히 올해는 계속해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왔던 점과 정비요금 인상 등이 기저에 깔리면서 손해율 악화를 더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현재 3월만 해도 3·1절 연휴 및 봄철 행락객 증가에 따른 운행량 증가와 맞물려 손해율 악화 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보험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우선적으로 최근 들어 조직형 자동차 고의사고 보험사기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간의 협업을 통해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손해율 개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총 54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 1조1164억원의 49.1%에 달하는 수준이자 전체 부문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운전자나 피해물 조작, 고의 충돌 사고 증가로 전년보다 771억원(16.4%)이나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액은 2020년 3830억원, 2021년 4199억원, 2022년 4705억원 등으로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올 한해를 '민생침해 보험사기 범죄 척결'의 해로 삼고 지난 1월 경찰청,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전국렌터카공제조합과도 협력을 약속했다. 아울러 민생침해 조직형 보험사기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고 민생침해 보험사기 척결을 위한 보험업계 임원 간담회를 개최하며 보험업권과의 협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기 척결을 선포한 금융당국이 특히 자동차 보험사기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면서 그 동안 자체적인 단속 및 조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보험사기에 정부 차원의 노력이 더할 경우 손해율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우선 보험사기로 불필요하게 지급될 보험금 누수를 최대한 억제해 손해율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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