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셀트리온 제33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이사 보수 총액 90억→200억원' 안건 승인
서진석 대표, 이사회 의장으로 주총 이끌어

26일 제 33기 셀트리온 주주총회 (왼쪽부터 김형기, 서진석, 기우성 대표)./ 사진=셀트리온
26일 제 33기 셀트리온 주주총회 (왼쪽부터 김형기, 서진석, 기우성 대표)./ 사진=셀트리온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셀트리온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가결했다. 업계의 쟁점이 된 이사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 역시 의결권 과반수 찬성을 받아 승인됐다. 다만 셀트리온 경영진은 올해 이사 보수를 120억원 이하로만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26일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3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짐펜트라 미국 현지 영업 출장 중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대신해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처음으로 의장으로 나섰다. 서정진 회장은 온라인 화상 연결로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 8개다. 상정된 모든 안건은 과반 찬성표를 받아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핵심은 제6호 의안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었다. 해당 안건은 보수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을 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합병하면서 이사는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지난해보다 9명 늘었다. 작년 지급된 이사 보수 총액은 56억원이다. 다만 올해 임원진이 전년보다 늘면서 보수 한도를 늘리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셀트리온 지분 5.27%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민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셀트리온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현재 보수 금액에 비춰 과다할 뿐만 아니라, 경영 성과에 비해서도 너무 많다”며 반대 이유를 들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셀트리온 주주연대는 “최근 코스피 상위 대기업들은 경영진 임원 보수를 줄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회장도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고 SK그룹도 임원 보수를 줄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셀트리온의 이사 보수한도 증액은 ESG 경영 기조와도 반대 행보”라며 “국민연금도 이번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연대 측은 “서정진 회장이 책임 경영 측면에서 솔선수범하는 차원으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양사 이사보수 금액을 올해 최대 120억원까지만 집행하겠다고 약속해 줄 수 있냐”며 “이사 보수를 120억원까지 집행한다면 국민연금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과 고통 분담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책임 경영은 주주들 말씀처럼 중요하다”며 “올해 이사 보수는 120억원만 집행하겠다”고 답했다. 서 대표는 “주주들 바람대로 그 이상으로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확답을 줬다.

서 대표는 일부 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 및 기업가치 저평가에 대한 지적에 대해 “셀트리온은 그동안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왔고, 우리만큼 자사주 소각과 매입을 적극적으로 해온 회사가 없다”며 “목표한 실적 달성으로 주주들에게 평가받도록 하겠다”며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행보를 예고했다.

26일 서정진 회장이 온라인으로 제 33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사진=셀트리온
26일 서정진 회장이 온라인으로 제 33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주총장에 온라인 화상 연결로 등장한 점도 주목된다. 서 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직접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Infliximab) 피하주사(SC)제형 치료제 ‘짐펜트라’ 병의원 영업 일선에 직접 참여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 중이다.

짐펜트라는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다. 지난 15일 미국에 출시됐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직판)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 현지에 영업팀과 함께 2주에 한 번씩 2800개 병원을 순회하고 있다”며 “오는 6월 말까지 7번을 순회하는 것을 목표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짐펜트라를 초기에 런칭해 매출액을 최대한으로 올리고 수요를 끌어올리려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진석 대표는 주주총회 행사 폐막 연설을 통해 주주들에게 감사 인사와 올해 경영 목표를 전했다.

서 대표는 “주주님들이 셀트리온 주주총회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석해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상정 안건들이 완만하게 승인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짐펜트라를 비롯한 다수의 신제품이 출시되는 등 여러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며 “우리 경영진이 성공적으로 이벤트를 마무리해 더 좋은 회사로 발전 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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