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25일 기자간담회 개최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앞두고 입장 발표
국민연금, 소액주주들에게 지지 호소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오른쪽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사진=최다은 기자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오른쪽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고민 끝에 OCI홀딩스랑 통합을 준비하게 됐다. OCI와의 통합으로 한미의 신약 개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25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우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도 참석했다.

임주현 사장은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한미그룹 창업주의 장·차남과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겪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그룹 오너가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 측은 형제 측(임종윤·종훈 사장)과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한다.

최근 임성기 회장의 고향 친구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한미사이언스 지분 12.25%)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모녀 측은 표 대결에서 불리해졌다. 이날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회장은 소액주주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임주현 사장은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조직을 지키는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고 최대한 회사를 지키는 결정을 내리겠다”며 “이 계약이 잘 마무리된다면 가족 간의 화해·봉합도 이뤄내야 할 책임으로 여겨, 대화와 화해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형제 측 제안에 대해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면 우리 이사회는 대주주 가족 구성원 4명이 이사회에 함께하게 된다”며 “이 모습이 한미그룹이 상장회사로서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이사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ESG 경영을 역행하는 모습”이라며 “진정으로 미래를 위한 이사회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우현 OCI 회장은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팔기 위해 투자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이번 한미그룹 투자 결정이 주주 가치와 중장기적인 신사업 강화를 위해 비롯됐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로서 여기고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우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미 측과 몇 달 전부터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사업 방향과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OCI 역사가 예전에 없던 사업을 세계적으로 키우는 DNA가 있는데 태양광 사업이 그랬다”며 “임주현 사장과 여러 번 의논해보니 한미 쪽에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의 여러 신약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 자금이 필요한데 OCI가 한미의 프로젝트를 적기에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장에서 한미와 OCI의 통합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져서 갈등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한미라는 회사를 좋게 보고 있고, 임주현 사장과 대화하면서 많은 준비가 된 경영자라고 생각해 파트너로 일할 것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주현 사장은 형제 측이 제시한 한미그룹 경영 비전과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해 비판하며 상속세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임종윤·종훈 사장이 내 논 ‘1조원 이상 투자 유치’와 ‘시총 200조원대 육성’ 비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임종윤 사장은 지분의 상당 부분을 담보로 잡혀있어 3년 동안 지분 매각도 많이 했는데,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어떻게 상속세를 해결할 것인지 거꾸로 묻고 싶다”며 “형제들이 어떤 자금으로 상속세를 마련할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빠와 동생은 구체적으로 어떤 자금을 받아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며 “그 두 사람이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형제 측을 지지하겠다고 최근 의사를 밝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해서는 “신동국 회장에게 진심을 담아서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며 “남은 이틀 동안 최선을 다해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그룹은 구체적인 경영 목표치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5년 후 매출 3조원, 10년 후 5조원을 목표 중”이라며 “영업이익률을 20%를 목표로 10년 후 영업이익이 1조원, 국내 사업과 해외사업 비중은 2대3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