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판매 줄었는데 수입 판매는 늘어
시장 성장 전망···기존 출시전략 유지

미니 코리아가 25일 서울 강남구 K현대미술관에 전시한 미니 클럽맨 파이널 에디션. 미니는 이번 에디션 모델을 마지막으로 클럽맨을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미니 코리아가 25일 서울 강남구 K현대미술관에 전시한 미니 클럽맨 파이널 에디션. 미니는 이번 에디션 모델을 마지막으로 클럽맨을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BMW그룹 산하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고급차 카테고리에서 성장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잡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미니 코리아는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K현대미술관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브랜드 전시 행사 ‘MINI 헤리티지 & 비욘드’를 사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브랜드의 65년 역사와 그간 출시한 차량에 적용돼 온 디자인의 변화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시물들이 배치됐다. 오는 29일부터 3주 가량 일반 개방되는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해당 전시물들과 함께 포토존, 스탬프 투어 이벤트,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존 등을 즐길 수 있다.

현장에 전시된 고성능차 미니 존 쿠퍼 웍스와 시뮬레이션 게임 존. / 사진=미니 코리아
현장에 전시된 고성능차 미니 존 쿠퍼 웍스와 시뮬레이션 게임 존. / 사진=미니 코리아

이날 미니 코리아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도 공식 발표했다. 오는 6월 이후 순수전기 모델인 뉴 올-일렉트릭 미니 쿠퍼(일렉트릭 쿠퍼), 뉴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일렉트릭 컨트리맨)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니 코리아는 쿠퍼 4월 1일, 컨트리맨 5월 1일에 각각 사전계약 접수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어 3분기 중 가솔린 모델인 뉴 MINI 쿠퍼 3-도어·5-도어와 뉴 MINI 쿠퍼 컨버터블 3종을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 신차 라인업이 5종에 달한다.

미니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2005년 미니 진출 이후 약 20년 만인 지난해 판매 세계 8위, 아태·동유럽·중동·아프리카 중 2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며 “미니 코리아는 올해 전체 모델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전기화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니 코리아가 이날 현장에서 공개한 순수전기차인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왼쪽)와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 사진=미니 코리아
미니 코리아가 이날 현장에서 공개한 순수전기차인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왼쪽)와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 사진=미니 코리아

◇신형 전기차, 주행거리 기존 대비 대폭 확대

미니 코리아는 현장에 전시한 순수전기차(이하 전기차) 2종으로 국내 전기차 선택폭 확대를 예고했다. 이날 현재 두 신차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구체적인 차량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장에 전시된 차량도 샘플로 6월 이후 출시될 실제 모델과 사양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중 일렉트릭 쿠퍼는 지난 2022년 한국에 선보인 미니 일렉트릭의 차세대 모델로 이번에 북미, 유럽에서 쓰이는 차명으로 통일됐다. 이전 모델의 앞문 앞쪽 부위에 적용됐던 장식(사이드 스커트)이 사라지고, 탑승문 손잡이는 문 전체면과 매끄럽게 이어지는 플러시 핸들 형태로 적용됐다. 또한 바퀴를 둘러싸는 외관 부위(휠 아치)에 검정 클래딩이 없어지고 외관 색상과 같은 소재와 색상으로 적용됐다. 도심형 차량으로서 정체성을 더욱 강조하는 요소다.

올 뉴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에 탑재된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에 탑재된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 사진=최동훈 기자

실내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미니의 최신 차량 운영체제 OS 9가 탑재됐다. 이와 함께 직물 재질에, 내부에서 조명이 바깥으로 비치는 크래시 패드가 적용됐다.

국내 처음 도입된 일렉트릭 컨트리맨은 5인승으로 뒷문을 갖춘 5도어 모델이라는 점에서 쿠퍼 일렉트릭과 다르다. 전조등, 후미등, 휠 등 부위의 디자인이 다른 것을 제외한 다수 부위에 적용된 신규 디자인 요소를 일렉트릭 쿠퍼와 공유한다.

미니 본거지인 영국에서 각 모델의 1회 충전시 최장 주행거리(현지 인증 기준)는 일렉트릭 쿠퍼 401㎞(249마일), 일렉트릭 컨트리맨 462㎞(287마일)이다. 앞서 한국에서 판매된 미니 일렉트릭의 최장 주행거리가 유럽 기준 232㎞(144마일)였던 점에 비하면 신차 2종의 주행거리가 국내에서도 더 길게 인증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에서 차량별 최저 시작가는 일렉트릭 쿠퍼 3만유로(약 4354만원), 일렉트릭 컨트리맨 4만2080유로(약 6110만원)로 책정됐다.

미니 코리아의 국내 판매실적 추이. 2022년 미니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해 올해 실적 확대를 노린다.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미니 코리아의 국내 판매실적 추이. 2022년 미니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해 올해 실적 확대를 노린다.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존 전기차 단점인 승차감도 개선 전망

미니 코리아는 전기차 2종의 새로운 형태 뿐 아니라 첨단 실내 사양, 연장된 주행거리 등을 앞세워 수요를 새롭게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판매된 미니 일렉트릭은 국내 동급 소형차 시장에서는 유일무이한 전기차로서 두 번째 소유 차량(세컨드카)을 찾는 고객들에게 완판됐지만, 159㎞에 불과한 최장 주행거리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미니 코리아는 차량 특성을 고려해 국내 도입 물량을 전략적으로 배정해 완판 기록을 세웠지만 전체 대비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니 코리아의 전기차(미니 일렉트릭) 판매량은 583대로 전년(893대) 대비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브랜드 내 판매 비중도 같은 기간 8.0%에서 6.1%로 하락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일렉트릭 컨트리맨은 각종 측면에서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렉트릭 쿠퍼보다 더 큰 실내 공간을 갖춰 동승객 탑승 편의를 강화했다. 미니는 또한 도로 상태에 최적화한 노면 충격 흡수 능력을 발휘하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선택사양으로 도입해, 미니 일렉트릭의 단점으로 꼽혔던 승차감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정수원 미니 코리아 총괄본부장이 이날 현장에서 미니 코리아의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정수원 미니 코리아 총괄본부장이 이날 현장에서 미니 코리아의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미니 코리아, 기존 전략 고수 “전기차 시장 여전히 성장”

미니 코리아는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만 신차로 판매한다는 미니 글로벌 로드맵에 발맞춰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 전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모양새다. 미니 코리아의 전기차 전략 의지는 두 전기차를 동세대 내연기관차 모델보다 먼저 들여온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니 코리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추세 변화 속에서도 기존 전기차 전략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15만7823대)가 전년(15만7096대)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성장세가 둔화했을 뿐 외연 확장의 여지가 남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최근 고물가 기조로 전기차 시장의 보급형 모델뿐 아니라 고급형 모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테슬라 제외)은 전년(2만3202대) 대비 14.5% 증가한 26572대로 집계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정수원 미니 코리아 총괄본부장(이사)은 “이날 공개한 전기차는 미니 역사상 가장 진보한 편의성과 개인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는 미니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에 있어 중요한 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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