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4조원어치 순매수 속 2750선 넘는 상승세
일부 증권사, 코스피 연간 목표치 3000 이상으로 높여
삼성전자 실적, 연준의 통화정책 등이 키포인트로 지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강한 매수세로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 심리 확산 여부,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지속 등을 지수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올 들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763.63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월 중 기록한 연저점인 2429.12 대비로는 13.7%가량 올랐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코스피가 이처럼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은 외국인의 수급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전 거래일까지 14조원어치 넘게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난해 연간 순매수 금액인 1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조원, 4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외국인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3000선 탈환이 가능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코스피는 2021년 1월 6일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한 바 있다. 코스피의 마지막 3000선 기록은 2022년 1월 3일이 마지막이다. 미국이나 일본, 인도 등 증시가 사상 최고가 기록을 최근 연일 쓰고 있다는 점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힘을 더욱 받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실적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스피 3000선의 마지막 허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 주식 시장이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인데 이를 풀어줄 키가 삼성전자라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발표치는 애널리스트의 추정치와 편차가 크다”며 “기대감이 크지 않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양호하다면 지수 상승의 확신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3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도 코스피의 운명을 바꿀 요소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후퇴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었다. 그러나 최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시장 예상보다 연준이 완화적인 기조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 심리가 다시금 확산할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3월 FOMC로 긴장이 완화됐다고는 하나 현시점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승추세 강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지표 결과와 통화정책 컨센서스 간의 시소게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안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는 6월 FOMC에서 금리동결 확률에 주목한다”며 “그동안 금리 동결 확률이 45%까지 상승하며 올해 점도표 상향조정 우려를 반영했던 만큼 6월 금리동결 확률이 10% 이하로 내려간다면 경계 심리는 대부분 해소됐고 안도감이 충분히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증시 향방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분류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를 제외하면 자동차와 금융 등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구성돼 있다”며 “외인 입장에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는 뜻으로, 향후 구체화되는 정책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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