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모녀 vs 형제' 표 대결 관심 집중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촉구···"CDO 사업으로 글로벌 제약사 도약" 비전 제시

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최다은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1조원을 유치해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복귀할 경우, 한미약품그룹 경영 비전을 밝혔다. 또 이달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질 경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미그룹과 OCI 그룹 합병이 이뤄지면 기업 영업 활동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추진해온 OCI 그룹과의 통합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반대 의사를 공고히 했다. 또 한미그룹의 새로운 경영 비전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다.

임종윤, 임종훈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차남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는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대 형제(임종윤·임종훈 사장) 대결 구도로 경영권 분쟁 중이다.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은 ‘신규 이사 6명 선임안’을 상정하고,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한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장·차남과 모녀, 누구 편을 들어주냐에 따라 이사진 선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주길 바란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아무리 개인의 큰 상속세가 크더라도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한다면 안된다”며 “대주주인 오너 일가가 책임지고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독단적인 OCI와 통합 결정은 67%의 주주 권리가 무시당한 것”이라며 “67% 안에는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한미그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경영 참여)를 행사해야 한다”며 “OCI와 한미 합병이 이뤄진다면 경영활동에서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안정적인 수익 활동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기업 경영 경험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경영활동에 복귀할 경우, 경영 전략과 미래 성장동력도 공개했다. CDO(의약품 수탁 제조개발)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구체적인 CDO 사업 전략과 생산 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아직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관련된 CDO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에서 송영숙·임주현 모녀에게 질 경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강수도 뒀다.

임 사장은 “한미가 그동안 450개의 화학약품을 개발했던 역량을 그대로, 100개 이상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가 진정한 한미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20개의 의약품 생산해본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 유치를 받아 바이오 공장을 지을 것이고, CDO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도 주주총회 표 대결에 지지를 호소했다. 임종훈 사장은 “다른 업종에 있는 기업이 제약 기업 경영을 해서야 되겠냐”며 “이 업종에 전문가, 한미의 문화를 아는 사람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형제에게 기회를 주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인용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1일 임종윤(왼쪽)·종훈(오른쪽) 한미약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21일 임종윤(왼쪽)·종훈(오른쪽) 한미약품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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