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지원금, 되레 통신비 인상될 수도”
올해 ‘AI·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 확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정책에 대해 논의·검토 과정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21일 황 대표는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제28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과 관련 “자칫 잘못하면 실제 국민의 통신비가 올라갈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긍정적 측면도 있고 부정적 측면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논의해 검토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14일 통신3사가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자율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고시 제·개정안을 시행했다. 기존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제도 등은 그대로 운용하되,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 공시지원금과 별도로 전환지원금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통신3사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으로 3만∼13만원을 책정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통령실은 최근 통신3사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사실상 전환지원금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특히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통신사 간 담합 가능성을 점검, 혐의가 포착되면 조사에 착수하겠단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LG유플러스는 이날 주총에서 황 대표와 김종우 사외이사의 재선임안을 의결했다.  황 대표는 2021년 3월 선임 후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향후 3년간이다.

이날 황 대표는 올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LG유플러스는 고객 중심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한단 전략하에 전사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거세고 빠르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MZ세대에게 최고의 통신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 접점 채널과 고객에게 제공되는 상품 모두에서 차별화 방안을 모색하고, 미디어 시청 경험을 계속 확장하며 성장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고객 경험 혁신과 플랫폼 사업 성공은 DX 역량에 의해 좌우된단 생각하에 AI/데이터 기반 사업 성과를 확대할 것”이라며 “AI 응용 서비스에서 확실히 앞서 나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자체 익시 브랜드로 개발 중인 초거대 AI 익시젠을 AI 사업의 중추로 활용해 모바일, 미디어, 워크 등 다양한 에이전트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황 대표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선 AI를 기반으로 기업고객에 디지털전환(DX)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사업자’로의 전환에 방점을 두겠단 점을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에선 보다 큰 성장의 기회가 B2B 영역에 있다고 보고, AICC, DX솔루션, 전기차 충전사업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B2B 영역에서 AI가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다.그간 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통신 상품을 매개로 B2B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최근 B2B 쪽에서 기업고객의 니즈는 단순히 통신 상품이나 IoT를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DX를 활용해 회사의 성과를 개선하는데 있어 전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기업부문의 전체 사업 방향은 AI를 기반으로 DX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전사적으로 올해부터는 성장의 더 큰 축이 B2B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 AI를 활용한 DX 솔루션사업자로 거듭나서 B2B에서 가장 큰 성장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여러가지 사유로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세에 대해선 “앞으로 온디바이스 AI가 활성화하면 IoT 디바이스의 중요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향후 기업부문 전략의 핵심은 인공지능융합기술(AIoT)가 될 것”이라며 “전사적으로 여러 디바이스를 활용해 기업들이 생산성을 혁신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그런 쪽에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을 개발하고,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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