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서비스 ‘설리번 서비스’로 혁신성 인정받아
삼성·LG와 제품 출시 협업 중···“비장애인도 혜택 누릴 것”

조수원 투아트 대표가 2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서 AI가 바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사저널e
조수원 투아트 대표가 2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서 AI가 바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아리아, 앞에 뭐가 보여.” “붉은색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보이고 화면이 켜진 모니터가 놓여있어요.”

조수원 투아트(TUAT)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시각장애인용 서비스 ‘설리번 플러스’를 시연했다. 조 대표가 스마트폰에서 앱을 켠 다음 카메라로 앞을 비추자 음성인식 비서가 오류없이 현장의 모습을 간략히 설명했다. 조 대표는 “해당 서비스는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날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 참석해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고 ‘AI가 바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투아트는 인공지능(AI) 기반 고객맞춤형 솔루션 업체로, 지난 2018년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설리번 플러스를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올해 초까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국제전자박람회(CES) 등 국제적 권위의 행사에 연속 참석해 상을 받는 등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투아트는 시각장애인들의 독립적인 일상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앞세워 설리번 플러스를 비롯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조 대표는 “전세계 시각장애인이 3억명 있고 고령화로 인해 숫자가 늘고 있다”며 “설리번 플러스는 AI 기술을 적용한 기술로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 그들 스스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투아트는 설리번 플러스와 같은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 서비스에 대한 금전적 장벽을 허문 것으로 자평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기기가 수백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보편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책 한권을 읽기 위해 500만원을 들여 광학문자 판독기를 사야할 정도로 장애인 보조공학기기 시장이 왜곡된 상황”이라며 “통상 경제적으로 취약한 장애인들이 현실적으로 이를 이용하기 어렵지만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업계 내 시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아트가 최신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당당하고 겁 없이 시장에 뛰어들어 혁신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조 대표는 당초 설리번 플러스를 출시한 후 1년만 무상 서비스하고 이후 유료화하는 것을 계획했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의 저시력자인 학생들이 설리번 플러스를 이용해 공부하는 것을 알고, 고민 끝에 서비스를 무료로 지속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유료화로 인해 그들이 학습 기회를 잃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투아트는 올해 설리번 플러스 다운로드 100만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투아트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수익창출 모델로 자사 서비스를 탑재한 하드웨어 출시를 추진 중이다. 당장 유의미한 규모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자체 힘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아트는 이에 대한 답을 대기업과 연계한 사업방식에서 찾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유한킴벌리 등 대기업들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앞서 SK텔레콤과 협업해 설리번 플러스에 음성안내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추가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대기업과 협업해 한계를 극복하고 신사업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투아트의 소프트웨어에 대기업의 하드웨어가 결합해 앞으로 사업 로드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로 더 나아가 장애가 없는 이용자들에게도 편의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문맹자에게 일상 속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업을 다각도로 구상 중이다.

조 대표는 “투아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기술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케이 스타트업의 혁신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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