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원 결제한도 현행 유지

네오위즈가 글로벌 서비스 중인 ’하우스 오브 슬롯’ 이미지. / 이미지=네오위즈
네오위즈가 글로벌 서비스 중인 ’하우스 오브 슬롯’ 이미지. / 이미지=네오위즈

[시사저널e=박금재 기자]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 없이 현행 유지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웹보드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NHN과 네오위즈 매출 성장계획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웹보드 규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로 하고 국내 웹보드 게임사들에 통보했다. 현행 결제한도 규제가 오는 7월 종료된 뒤 70만원 한도가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문체부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웹보드 게임 결제한도는 지난 2014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정해졌다. 당시 월 결제 한도가 30만원으로 정해졌는데, 해를 거듭하며 점차 상향돼 70만원까지 올랐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네오위즈의 웹보드 게임 매출은 규제 완화가 이뤄진 시점마다 10%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에는 결제한도 규제가 없는 것을 고려하면 현행 웹보드 규제는 과도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사행성 측면에서 MMORPG의 확률형 아이템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도 웹보드 게임에만 유독 규제가 심각하단 것이다.

문체부 현행 유지 결정을 두고 총선을 앞둔 정부가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아직까지 웹보드 게임을 둘러싸고 ‘도박‘이란 인식이 있어 정부가 규제 완화를 펼치게 되면 역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웹보드 게임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역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일러스&크레지크‘에 따르면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은 오는 2025년 85억달러(약 11조2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웹보드 게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네오위즈는 웹보드 게임을 둘러싸고 고발과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위는 네오위즈가 웹보드 게임에서 진행한 구매형 프로모션이 현행법상 게임머니 한도를 우회하는 수단이라고 바라봤다. 

NHN과 네오위즈는 규제가 심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웹보드 게임 사업을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NHN은 블록체인 기반의 웹보드 게임 ‘페블시티‘를 올해 상반기 중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온보딩할 예정이다. 네오위즈 역시 호주에 있는 계열사인 ‘매시브 게이밍‘을 통해 웹보드 게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가 무산되면서 NHN와 네오위즈에겐 게임 라인업 다각화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네오위즈의 경우 현재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최소 2종 이상 개발하고 있고 NHN 역시 ‘다키스트데이즈‘를 비롯해 신작 게임 라인업 12종을 준비하고 있다. 

네오위즈의 지난해 웹보드 게임 매출 비중은 지난 2023년 기준 60%로 추정된다. NHN 역시 ‘한게임포커‘, ‘모바일 한게임포커‘, ‘한게임 고스톱‘ 등 게임사업 매출 대부분이 웹보드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과도하단 점은 게임업계 종사자들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라면서도 "규제 완화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게임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일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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