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익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감소한듯
IPO 앞두고 실적 개선 '절실'···규제 완화 효과 '기대'

/자료=케이뱅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자료=케이뱅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케이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직전 연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건전성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는 반전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가 완화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1~11월 당기순이익(가결산 기준)은 49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실적이 반영돼야 정확한 규모가 나오겠지만, 지난해 전체 순익은 1년 전(836억원) 대비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4분기에 실적이 개선돼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감소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1년 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적은 규모였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흑자전환 이후 2022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작년 실적은 자산건전성 악화로 감소했다. 케이뱅크는 신용점수(KCB) 82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확대한 결과 연체율과 부실등급 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9월 말 연체율은 0.9%로 올라섰으며, 부실채권 비율은 0.88%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국내 은행 가운데 높은 수준에 속한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내줘야하는 의무가 있다. 

건전성이 악화된 결과 비용 항목인 대손충당금이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충당금은 18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으로 3252억원을 벌었지만 이의 절반이 넘는 규모의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충당금 부담은 여전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등 금융자산 가운데 부실이 발생할 부분을 미리 파악해 비용으로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다.

올해 IPO를 앞둔 케이뱅크는 실적 반전이 절실하다. 케이뱅크는 최근 상장주관사로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정하고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은 나머지 인터넷은행 대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재무실적을 최대한 개선해 더 많은 투자자들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를 완화해준 것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계속 늘려 연말 기준 29.1%를 기록했지만 목표 비율인 32%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목표치가 30%로 낮아진다. 작년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소폭 늘리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규제 완화로 케이뱅크가 올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 셈이다. 작년에 기록한 대출자산 성장 속도를 올해도 이어간다면 순익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순익은 많이 줄었지만 대출자산은 착실히 늘렸다. 지난해 1~3분기 동안 전체 원화대출금은 19% 급증했다. 특히 대출자산 성장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담보대출이 이끌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케이뱅크는 올 초부터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1월부터 금융당국의 정책으로 마련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서비스가 시행되자 이를 적극 활용했다. 연 3% 중반의 낮은 금리를 책정했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고객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인 점도 케이뱅크의 상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가 늘어날수록 케이뱅크는 더 많은 예금을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결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 전체 순익 규모는 알 수 없다”라면서 “올해 IPO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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