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균 솔라리노 대표 ‘오지에서 식수를 공급하는 소형 담수 정수기’ 주제 강연
저개발 국가 원조, 난민 구조에 적합···사업성 갖춘 이동식 담수 장치도 개발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가 2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서 ‘오지에서 소규모 식수를 공급하는 소형 담수 정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가 2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서 ‘오지에서 소규모 식수를 공급하는 소형 담수 정수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초대형 담수 플랜트는 단위 생산 대비 설립비용이 싸다. 규모가 작아지면 단위 생산당 비용이 높아진다. 부자는 물을 싸게, 가난한 사람은 물을 비싸게 써야하는 아니러니가 발생한다. 저개발 국가에서도 손쉽게 관리하고, 사업성까지 갖춘 소규모 담수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는 2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2024’에서 ‘오지에서 소규모 식수를 공급하는 소형 담수 정수기’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설립 5년 차를 맞은 솔라리노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 사무실을 둔 스타트업이다. 물 부족 저개발 국가의 원조 사업 및 각종 재해의 난민 구조 사업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솔라리노의 주력 모델은 초저가 초소형 태양열 해수 담수기다. 필름, 종이, 부직포 원단 등 낮은 가격의 범용소재로 생산이 가능하다. 현지에서 부품 수급이 용이하고 간단한 기술교육만으로 관리가 가능해 지속가능성까지 갖췄다. 다중효용 태양열 증류기인 이 장지는 증발열을 붙잡아 반복해 사용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개인이 특수 장비 없이 운반-설치-운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아침에 염수를 채우면 저녁에 3~5L의 담수를 얻을 수 있다”면서 “고가의 장비가 필요 없고 전기·전자·기계적 운동이나 부품이 없어 고장의 여지가 적다. 물 부족 저개발 국가의 원조사업이나 각종 재해의 난민구조 사업에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솔라리노의  초소형 태양열 해수 담수기. 필름, 종이, 부직포 원단 등 낮은 가격의 범용 소재로 생산이 가능하다. / 사진=박헌균 대표 제공.
솔라리노의  초소형 태양열 해수 담수기. 필름, 종이, 부직포 원단 등 낮은 가격의 범용 소재로 생산이 가능하다. / 사진=박헌균 대표 제공.

문제는 사업성이다. 박 대표도 초소형 태양열 해수 담수기는 높은 이윤을 목적으로 만든 모델이 아니라고 했다. 국제 NGO와 원조단체, 기부자들의 펀딩, 해외 현지 파트너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 중인 모델은 조금 더 큰 규모의 탈염 지하수 담수기인 ‘이동식 캐리어형 담수장치’다. 수량은 많으나 수질이 나쁜 곳, 계절에 따라 수질이 달라지는 곳을 타깃한 모델이다. 건기가 되면 지하수에 해수가 유임돼 지하수 염도가 상승하는 베트남의 메콩델타 등이 대상지다.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케냐, 에티오피아 역시 음용수 기준을 훌쩍 초과하는 수질을 갖고 있다.

솔라리노의 이동식 캐리어형 담수 장치는 전기를 활용한 ‘전기흡착 탈염 방식’(축전식) 장치다. 기존 담수장치에 활용되는 증발식, 역삼투압식과 차별화했다. 증발식과 역삼투압식 담수장치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유지·운용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소비된다. 그러나 축전식 장치는 전기를 활용해 염수에서 염분을 흡착하거나 씻어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박 대표는 “에너지 소모가 적고 분리막이 막힐 염려 또한 없다”면서 “모듈화(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최소 단위 부품을 설계하거나 만드는 방식)를 통해 다양한 크기, 용량 대응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 대비형 이동식 캐리어로 하루에 수 백 리너(L)에서 수 톤(t)단위의 담수를 생산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가 개발한 이동식 캐리어형 담수 장치. 전기를 활용해 염수에서 염분을 제거한다. 모듈화를 통해 다양한 크기, 용량 대응에 용이하다. / 사진=박헌균 대표 제공.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가 개발한 이동식 캐리어형 담수 장치. 전기를 활용해 염수에서 염분을 제거한다. 모듈화를 통해 다양한 크기, 용량 대응에 용이하다. / 사진=박헌균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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