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F, 제2대 박영민 사업단장 취임
2035년까지 FDA·EMA 신약 승인 4건 목표
윤리위원회 신설운영·현장의견에 피드백 강화

박영민 KDDF 제 2대 사업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원 기자
박영민 KDDF 제 2대 사업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원 기자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신규타깃과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등 혁신신약 개발과제를 확대 지원하겠다.”

박영민 신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은 20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2024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방향과 비전, 추진전략 등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단장은 묵현상 제1대 단장에 이어 제2대 단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난치성 질환과 퇴행성 신경질환을 연구해온 전문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MRC) 센터장, 건국대학교 의생명과학연구원장,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 의약학 단장을 역임했다.

◇ “부가가치 큰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에 더 많이 투자해야”

박 단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민간자본이 다 합쳐진 2조2000억원의 거대한 신약개발 펀드를 운영하는 만큼 책임이 막중하다”며 “올해도 선택과 집중, 창조와 혁신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순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8%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절대적 규모가 크지 않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 예산 집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의 세계적 순위를 끌어 올려야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신약 개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부가가치가 큰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퍼스트인 클래스(First in Class) 신약 집중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KDDF의 중점 추진전략으로는 신규 타깃과 모달리티 등에 대한 확대 지원을 꼽았다. 그는 “신규 모달리티는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도 따라가기 쉽고 앞서나가기도 비교적 쉬운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병목 구간 해소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내에는 자본, 경험 부족 등으로 신약 개발 과정이 지연되는 병목현상이 발생하는데, 이상적인 파트너가 되어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겠단 것이다.

◇ 해외 규제기관 관련 교육 프로그램 통해 병목현상 해소

구체적으로 해외 규제기관과의 미팅에 도움을 주는 규제업무(RA) 관련 교육, 특허컨설팅, 사업개발(BD) 담당자 교육 등 프로그램을 통해 병목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병목구간을 해소해야 신규물질 발굴부터 임상 2상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연구개발 체계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윤리위원회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윤리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겠다”며 “평가에 대한 불만 등을 현장에서 주시면 이를 연구윤리위원회에서 타당성 여부, 소재 파악 등을 해서 해결하고 피드백을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연구집단, 연구자, 연구자와 신약개발단 간 신뢰가 축적되고, 이에 따라 효과적 성과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신약개발단에 대한 윤리적 책임도 강조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연구비를 집행하는 기관으로, 여러 이익이 공유되고 분산된단 점에서 윤리적 우위확보가 되지 않으면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윤리적 책임을 확고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R&D 현장 목소리에 대한 피드백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겠다”며 연구개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해 취합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 단장에 따르면 현장에서 나온 의견은 ▲비임상 및 초기임상 지원 확대 요청 ▲비임상과 임상의 연결고리 강화 ▲기업의 현물 현금 부담을 줄이고 성공 부담금을 늘리는 등의 탄력적 매칭 프로그램 필요 ▲신약개발의 특정 부분에 대한 강점을 지닌 회사들 간의 실질적 융합개발연구의 필요성 점증 등이다.

이어 그는 “기회의 균등과 결과의 균등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의 균등이란 지원 금액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는 것을 뜻한다.

박 단장은 “5억 지원과 50억 지원 받은 것은 그 결과에 차별이 있어야 한다”며 “그에 상응하는 균등한 결과를 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량적 목표로는 오는 2035년까지 KDDF와 지원 기업 협업으로 연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1건을 내놓는 것을 세웠다. 세부적으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는 신약 4건을 배출한다는 목표다. 또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60건의 신약을 개발하고, 그중 35건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단장은 “목표달성을 위해 KDDF, 국내 신약개발사, 정부기관이 삼위일체가 돼 혼신의 힘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DDF의 철학으로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꼽았다.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우직하게 신뢰 및 공정을 축으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함께 운영하는 범부처 국가 R&D 사업이다. 국내 신약 개발 과제를 평가해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지원 과제는 총 78개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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