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건 캡처6 부사장 "혁신 DAC 기술 통해 이산화탄소 제거, 기후변화 적응, 온실가스 감축 통합 해결···다양한 산업계와 협업 가능한 유연성과 확장성 제공"

박형건 캡처6 부사장이 시사저널이코노미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박형건 캡처6 부사장이 시사저널이코노미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탄소 직접 포집(Direct Air Capture, DAC) 기술은 현재 전 세계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기후기술(기후테크)이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DAC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그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박형건 캡처6 부사장은 20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8회 스타트업 포럼'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테크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올해로 설립 4년차를 맞은 캡처6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와 뉴질랜드 로토루아에 사무실을 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해수 담수화 후 방류되는 배출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박 부사장은 지난해 초 합류했다. 박 부사장은 "파리 기후협약 이행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제거 없이는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1997년 교토의정서를 통해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할당하고 이를 달성할 의무를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은 끊임없이 늘어나면서 기후 위기는 가속화됐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은 교토의정서 한계를 극복하고자 전 세계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을 목표로 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자는 협정이다.

세계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Net-zero, 넷제로) 달성을 위해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DAC다. DAC란 말 그대로 주변공기로부터 직접 이산화탄소만을 분리해 따로 수집하는 기술이다. DAC는 거대한 팬을 돌려 대기 중 공기를 빨아들인 후 탄소와 결합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탄소를 제거한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0.04%)는 매우 희박해 DAC 기술을 대규모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DAC는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박 부사장은 "캡처6의 DAC 기술은 거대한 팬 대신 해수담수화장치나 수처리시설에서 나온 농축수를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농축수를 용매로 사용할 수 있는 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된 혁신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비용과 환경 영향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7개의 DAC 시설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이들 시설에서 포집하는 양은 모두 합해 연간 1만톤 정도다. 앞으로 최소 130개의 DAC 시설을 계획 중인데 모두 배치된다면 2030년 시점에서 포집하는 양은 연간 6900만톤으로 전망된다. 

DAC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DAC로 1톤을 포집할 때 180달러의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인프라법에서는 미국 내 4개 DAC 허브 설립에 35억달러를 투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사업화에 100억유로의 혁신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박 부사장은 "주요국들은 DAC 기술 상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한국 역시 DAC를 통한 74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이 목표로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공고를 통해 DAC 기술 개발 및 시증 사업에 3년 동안 총 197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부사장은 "국내 DAC 기술·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나 선진국에서는 기술 격차를 벌리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며 "캡처6는 물을 사용하는 습식 기반의 DAC 기술을 활용하는데 농축수를 탄소포집에 필요한 연료로 변환해 기후와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탄소포집을 통해 생성되는 탄소제거권 거래뿐만 아니라 공정 과정에서 염산, 염소, 리튬, 수소 등의 상업적 가치가 있는 부산물을 생산해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혁신적인 DAC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제거, 기후변화 적응, 온실가스 감축을 통합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다양한 산업계와 협업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캡처6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국내 대표 수처리기업인 부강테크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기술 및 사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수자원공사, 부강테크와 함께 DAC 실증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기업 등과 함께 DAC 기술 연구개발 및 담수화시설을 활용해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한국 주도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활용한 DAC 기술을 기반으로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DAC 기술은 탄소중립과 녹색 성장에 활로를 여는 게임처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더불어 민간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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