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 만들어야”
“과거와 달리 스타트업에게 실패, 큰 리스크로 작용 안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금 창업자들은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실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본인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실사를 많이 하는 것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길이다.”

20일 돈 서더튼(Don Southerton)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Bridging Culture Worldwide) 대표는 시사저널e가 주최한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글로벌 및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리스크와 스타트업 마인드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돈 서더튼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 대표가 시사저널e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돈 서더튼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 대표가 시사저널e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돈 서더튼 대표는 SPC그룹, 현대자동차, 한컴그룹 등에 컨설턴트를 한 경험이 있는 한국 기업에 정통한 인물이다. 현재 사업개발 컨설팅 업체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를 이끌고 있다.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를 운영하기 전엔 초기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일명 스타트업 전체 주기를 경험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겪으며 알게 된 ‘스타트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그는 “리스크와 회피는 문화적으로 다르지만 스타트업 마인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돈 서더튼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일자리에 비유했다. 크게 대기업 정규직 사원과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점주에 빗대어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대기업 고용직들은 직장생활 하는데 있어 리스크가 매우 낮고, 일정 수준 보상을 받으며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 자영업자들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면서 중간 수준의 보상, 리스크가 뒤따른다. 프랜차이즈 자체는 중간 정도 리스크 사업이지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브랜드(창업자)사들은 하나 브랜드를 다수로 확장시키는 역할로, 상대적으로 높은 보상을 받지만 리스크가 크다.

그는 “과거에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투자 유치로 빨리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사업을 키우고 재무제표를 탄탄하게 한 후 투자 수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최근엔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스타트업들은 실패를 인정한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즉 지금 국내외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리스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수하면서 배운다는 의미다.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일명 패스트패일(Fast Fail·빠른 실패) 과정을 거치고, 투자자들은 이를 투자 전략으로 인지한다.

돈 서더튼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 대표가 시사저널e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돈 서더튼 브리징 컬처 월드와이드 대표가 시사저널e 제8회 스타트업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특히 그는 “많은 기업과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삐르게 몸집을 키워 지배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작게 시작해서 천천히 성장하고 수익(흑자 전환)을 내는 것보다 리스크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돈 서더튼 대표가 성공보다도 ‘리스크’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과거와 달리 실패에 대한 낙인 효과는 지금 훨씬 덜하다”고 밝혔다. 최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늘면서 그 기술로 창업자들에게는 ‘명성’이 붙는다. 이들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실패하더라도 이들은 언론의 지지를 받으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특별한 구성원으로 간주된다.

이날 돈 서더튼 대표는 초창기 실리콘밸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매일 밤을 새우며 스타트업 허브를 만들어냈다. 결과물로 봤을 때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아이콘이며 혁신 경제와 다양성, 개방성을 수용한다. 실리콘밸리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기업들이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다.

오스틴 텍사스도 마찬가지다. 오스틴 텍사스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라는 뮤직 페스티벌을 주최한다. 실리콘밸리, 오스틴 텍사스 등처럼 기업 활동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은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갖추고 있다.

돈 서더튼 대표는 “스타트업은 창의적인 활동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스타트업 허브에서는 어디서든 VC(벤처캐피털)나 엔젤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 스타트업 중심지에서는 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직 스타트업이 성장하기엔 자유롭지 못하다. 통상 한국은 ‘구글’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하지만 2~3년이 지나면 구성원들의 출퇴근 위치를 묻거나 대기업 출신들을 고용하며 전통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낸다.

다만 그는 “과거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 스타트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스타트업 관련 자료, 연구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창의적인 스타트업이 되기 위해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정보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빠른 이해를 가져다주고,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끝으로 돈 서더튼 대표는 로컬 전문가를 찾아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트업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잠재적인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면서 “사전 실사를 많이 하라고 권하고 싶다. 사전 실사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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