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일부 기업 보유 주식 전량 매각
네이버 “유동성 확보 차원”

최수연 네이버 대표 / 사진 =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 사진 = 네이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와 KG모빌리언스 간 동맹이 4년만에 약화하는 모양새다. 네이버가 2020년초부터 보유하고 있던 KG모빌리언스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으로 KG모빌리언스와 사업협력 확대 가능성은 낮아졌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KG모빌리언스의 보유 주식 약 134억원(3.46%)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기존부터 해오던 유동성 확보 차원”이란 입장이다. 실제 네이버는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루닛과 에듀테크 기업 퀼슨 등의 보유 주식도 전량 매각하는 등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섰다.

앞서 네이버는 2020년 2월말 KG모빌리언스의 지분 3.46%를 최초 취득했다. 당초 네이버가 KG올앳의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KG모빌리언스가 KG올앳을 흡수합병하자, KG올앳 보유 지분을 KG모빌리언스 주식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 KG모빌리언스는 전자결제지급대행(PG)사로, 휴대폰 소액결제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PG는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지불결제가 필요한 업체에게 지불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주고 지불승인과 매입, 대금정산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KG모빌리언스는 수익원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KG올앳을 흡수합병해 신용카드 PG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KG모빌리언스는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단일 가맹점 기준 KG모빌리언스의 거래액 1위 업체는 네이버로, 2020년 비중만 5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네이버가 KG모빌리언스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양사의 사업협력 확대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네이버의 지분 매각으로 양사 사업협력 가능성은 낮아졌다.

KG모빌리언스 지분 전량 처분과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부터 해오던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이해하달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일부 기업의 보유 지분을 처분하거나 해외 법인을 청산하는 등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함께 설립한 메뉴추천서비스 코노미 지분 50% 전량을 처분해 법인을 청산했다. 또 2018년 투자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칠십이초의 지분 8.81%와 웰시콘 지분 6.04%도 처분했다.

지난해 하반기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보유 지분 1.67%를 전량 매각했다. 루닛은 AI 유방암 진단보조 솔루션과 AI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네이버는 2021년말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대 차원에서 루닛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는데, 2년여 만에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에듀테크 기업 퀄슨의 지분 1.95%도 전량 매각했다. 2020년 9월 최초 취득한 지 3년여 만에 지분 정리에 나선 것이다.

이밖에 엠비아이솔루션(8.24%), 다나아데이터(49%), 잡스엔 주식회사(49%), 주식회사 아티션(49%) 등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크라우드웍스(3.9%→1.38%)와 모빌테크(4.93%→1.95%)의 보유 주식은 일부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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