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 올해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 진출 준비 중
업계, 아토3·돌핀 등 가성비 차 출시 전망
중국산 부정적 인식에 현대차그룹보다 가격 경쟁력 갖추기 쉽지 않을듯

BYD 씰. / 사진=BYD코리아
BYD 씰. / 사진=BYD코리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중국 BYD가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차 진출로 국내 시장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인 가운데 저가 중국산 모델을 통해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국내 정서상 전기차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최근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 환경부, 산업부 등 국내 정부 기관들과 인증 협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입차 딜러 모색 및 인원 충원 등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BYD코리아는 현재 차량 물류 기획 및 관리, 차량 수출입 및 통관 업무, 부품 등 수출입 관리 등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 중이다.

이미 BYD는 국내 전기 트럭, 전기 버스 등 상용차 시장은 진출한 상태다. 승용모델의 경우 씰(Seal), 돌핀(Dolphin), 아토(Atto) 등 자사 모델 상표권을 출원하며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BYD가 저가형 전기차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저가 중국산이 보급될 경우 판매량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 선두기업인 테슬라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BYD 전기차 판매(PHEV 포함)는 288만3000대로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2.5%를 차지했다. 2위인 테슬라는 판매량 180만9000대, 점유율 12.9%를 기록했다.

BYD는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타사 대비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빠른 시기에 급성장했다.

그동안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커졌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들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가 최근 원가 절감을 이유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도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산 주홍글씨에 가격 경쟁력도 미지수

다만 중국 BYD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 소비자들이 외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테슬라 모델Y RWD(후륜구동모델)이 중국산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는 중국산 꼬리표보다 테슬라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보조금도 중국산에 대해 불리하게 책정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예상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환경부는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다. LFP배터리의 경우 재활용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테슬라 모델Y RWD의 경우 보조금이 지난해 514만원에서 올해 195만원으로 약 60% 줄었다.

보조금을 상쇄하기 위해선 BYD가 국내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야 하지만, 일각에선 시장이 크지 않은 한국에서 BYD가 예상보다 가격 전략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YD 아토3의 경우 일본과 유럽 등에선 3000만~4000만원대 판매 중인데, 국내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가 보조금 혜택시 3000만원대 중반에서 4000만대 초반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중국산의 경우 보조금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실질 가격은 큰 차이가 안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시장 점유율이 독보적인데다 올해부터는 기아 EV3 등 중저가 모델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중국산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에서 성공할려면 결국 가격이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최소 수백만원에서 천만원 이상은 저렴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 BYD가 국내 승용 시장 진출 보다 한국에 생산 거점을 짓고 ‘메이드인코리아’로 둔갑해 유럽이나 미국 등 다른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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