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오는 28일 제28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안건 통과 시 '제노바인테라퓨틱스'로 사명 변경
기존 경영진 물갈이···바이오솔루션 임원 선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헬릭스미스가 '제노바인테라퓨틱스'라는 이름으로 새출발을 준비 중이다. 사업구조 개편 및 경영 쇄신을 위해 사명을 바꾸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헬릭스미스가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를 겪으며 시장의 기대가 추락한 만큼, 확실한 신뢰 회복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헬릭스미스 주주총회 주요 안건./ 표=김은실 디자이너
헬릭스미스 주주총회 주요 안건./ 표=김은실 디자이너

18일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오는 28일 강서구 마곡동에 소재한 본사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 주요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이 상정됐다.

정관 일부 변경 건은 헬릭스미스의 사명 변경이 주내용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헬릭스미스’는 정관 변경 후 ‘제노바인테라퓨틱스(GenoVine Therapeutics)’로 표기된다. 또한 바이오솔루션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미 두 차례 사명을 바꾼 바 있다. 1994년 바이로메드로 창업한 이후, 2019년 헬릭스미스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달 제노바인테라퓨틱스로 사명이 바뀌면 총 세 번째다. 헬릭스미스의 이번 사명 변경은 사업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이미지 개선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헬릭스미스는 경영권 분쟁에 따른 최대주주 리스크가 지속됐다. 헬릭스미스는 2022년 12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그러나 1년 만인 지난 12월 바이오솔루션이 365억원을 투자해 헬릭스미스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15.22%)에 올라섰다. 헬릭스미스는 2년간 최대주주가 두 차례 교체되면서 지배구조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핵심 신약 임상에서도 고배를 맞봤다.

지난 1월 헬릭스미스는 핵심 신약후보물질로 개발 중이던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 3상이 실패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헬릭스미스가 공개한 엔젠시스(VM202)의 DPN(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미국 임상 3상 시험 톱라인(주요 지표) 데이터 결과, 주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엔젠시스 DPN 미국 3상에 가용 가능한 현금 대부분을 쏟아부었다. 매년 연구개발비로 300억원 이상 사용해왔다. 연구개발(R&D) 역량을 엔젠시스 개발에 쏟으며 사업 전략을 짜왔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임상 결과를 내며 투자자들의 실망은 커지게 됐다.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 동력이 떨어지자, 헬릭스미스 입장에서는 사업 전략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바이오솔루션에 매각된 이후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전반적인 경영 쇄신을 목표로 사명을 바꾸게 됐다”며 “조직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략이나 파이프라인 활용 방안은 원점에서 다시 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최대 주주인 바이오솔루션과 연구개발 시너지를 기대하는 한편, 신약 조기 사업화로 자체 수익성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바이오솔루션은 올해부터 헬릭스미스 이사진에 장송선 대표이사와 정지욱 부사장 등 바이오솔루션 임원들을 배치하며 헬릭스미스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바이오솔루션과 헬릭스미스는 각각 세포,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각사의 기술력을 접목해 R&D 역량을 강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솔루션의 장송선 대표와 정지욱 부사장이 헬릭스미스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박재영 교수, 임진빈 변호사, 서경국 회계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헬릭스미스 경영진이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헬릭스미스는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에 따른 조기 사업화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회사는 엔젠시스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체 역량으로 진행하며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지출해왔다. 시장에서는 그에 따른 잠재적 임상 리스크가 대두돼왔다.

바이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이다. 임상 3상에 성공한 소수의 기업은 시장을 독식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3상 실패할 경우, 임상시험에 투입한 연구개발비 손실 규모는 최소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 헬릭스미스 역시 엔젠시스 미국 3상 실패로 후기 임상시험에서 쓴맛을 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자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과 기존 파이프라인을 활용하는 등 기술수출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일단 중국에서 파트너사의 엔젠시스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 임상을 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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