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구역, 사업비 4배 껑충···분담금 우려 커져
2구역 1+1 주택 골머리···법적 공방 가능성도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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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핵심 재개발 사업장으로 불리는 북아현뉴타운이 안갯속으로 빠진 형국이다.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사업지로 꼽히는 2과 3구역이 사업비 증가와 조합 내홍으로 제동이 걸리면서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분담금 우려가 커진 데다 법적 공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변수가 많아 완전체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구역 분담금 2억~5억 예상···집행부 공백도 변수

18일 북아현3구역이 공고한 ‘북아현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및 공익사업인정 의제를 위한 공람’에 따르면 사업비는 기존 8207억원에서 3조3623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업비가 큰폭으로 오른 건 사업이 10년 이상 정체된 영향이 크다. 이곳은 2008년 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같은 해 9월 조합이 설립됐다. 2011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조합장 이슈가 불거지며 제동이 걸렸다. 1·2대 집행부가 모두 비리 문제로 교체됐다. 3대 집행부도 검찰에 넘겨졌다.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한 점이 드러나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북아현3구역은 차기 조합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시행 시기를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지체된 사이 공사비는 크게 올랐다. 2011년 최초 사업시행인가 당시 공사비는 3.3㎡당 300만원대였다. 최근 750만원으로 재산정됐다. 또 층수는 낮추고 가구 수는 늘었다. 북아현3구역은 지하 6층~지상 32층, 47개 동, 473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당초 계획은 최고 35층, 3633가구 규모였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비가 3.3㎡당 750만원일 경우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 이상 늘어난다. 조합원 평균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기존 5억4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2구역 1+1주택 취소 결정···관리처분인가 난항 예상

북아현2구역은 ‘1+1’ 주택 공급 문제로 시끄럽다. 1+1주택은 감정가액이 높거나 구역 내 보유 중인 주택면적이 큰 조합원이 원할 경우 2가구를 배정하는 것이다. 종전 부동산 가치가 큰 조합원들이 정비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개발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조합은 지난 1월 총회를 열고 추가 1주택 취소 안건을 통과시켰다. 추가 1주택을 취소한 건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통상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가보다 낮다. 최근 수년간 치솟은 공사비 등으로 조합원에게 한 채를 더 주는 이런 방식에 대한 부담이 커진 셈이다. 1+1 대상자를 제외한 조합원들은 분담금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미 북아현2구역은 3.3공사비가 기존 490만원에서 748만원까지 급등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해 4월 추가 1주택의 경우 조합원 분양가 대신 ‘일반분양가의 90%’로 분양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에 1+1을 신청한 조합원이 반대하자 서대문구청이 조합원 분양가로 해야 한다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추가 1주택을 기존대로 공급할지를 투표에 붙였으나 조합원들이 반대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추가 1주택 공급 취소 결정으로 북아현2구역 사업 진행이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인허가권자인 서대문구가 추가 1주택 공급 유지와 조합원 분양가 공급을 적용할 경우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조합이 두 가지 모두 반대 결정을 내리면서 당장 관리처분인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적 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가 1주택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107명의 조합원들이 이번 총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거나 구청과 서울시 등에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주택 신청자들이 조합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업은 또다시 지연될 수 있다”며 “또한 조합 역시 정식 총회를 통해 1+1주택 취소 결정을 한 만큼 관리처분인가를 내주지 않는 서대문구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으로 다른 서울 알짜 사업장에서도 1+1주택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아현2구역은 북아현동 일대 12만 55㎡ 규모 부지에 최고 29층 29동에 2320가구로 계획된 재개발 사업장이다.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과 2호선 아현역을 낀 ‘트리플 역세권’이라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시공사는 삼성물산과 DL이앤씨다.

북아현뉴타운은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9만㎡ 규모 부지에 1만2000가구가 새롭게 들어선다. 규모가 큰 데다 도심과 가까운 입지적인 장점 때문에 한남·성수·흑석·노량진과 함께 서울에서 ‘뉴타운 빅5’로 분류되기도 한다. 현재 5개 구역으로 나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1구역(북아현힐스테이트), 1-2구역(아현역푸르지오)과 1-3구역(e편한세상신촌)은 이미 입주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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