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전 사회수석,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신청···20석 안팎 안정권 예상
복지정책 전문가와 진중 이미지, 정무감각 긍정 평가···최근 대통령실 출신 부진 등은 부담될 듯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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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안상훈 교수가 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안 수석이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할지 주목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공개와 비공개를 합쳐 53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46석의 비례대표 숫자와 현재 정당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국민의미래는 20석 안팎이 안정권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로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당선권 공천자에 의사나 약사 등 보건의료인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 눈에 띄고 있다.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세대 의학과를 졸업한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상위권 공천 가능성이 거론돼 주목된다. 

여기에 보건의료인은 아니지만 복지정책 전문가로 윤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보좌해왔던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알려진 대로 1969년생인 안 수석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88학번) 졸업 후 웁살라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로 활약해왔던 인물이다. 2022년 5월 사회수석으로 대통령실에 입성한 후 업무를 수행하다 2023년 12월 교체돼 학계로 복귀했다. 이르면 다음주 경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공천자 순번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의 공천 가능성을 전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안 수석에 대한 평판 등은 충분히 분석 가능하다. 

우선 안 수석은 2001년 서울대 사복과 교수로 부임한 후 20년 넘게 학계에서 활동해온 복지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학계 경력만 봐도 △한국사회복지학회 총무분과위원장 △서울대 사복과 학과장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기획부학장 △한국사회정책학회 편집위원장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장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장 등 다양하다. 안 수석 지론은 보육과 교육 등 서비스 복지에 집중,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복지정책이다. 그는 올들어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금 복지로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고용을 통해 성장과 선순환하는 서비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문가 이미지를 구축한 안 수석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을 삼가며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1년 7개월 여 사회수석 재임기간 동안 ‘비서는 말이 없다’는 격언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수석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일은 지난해 1월 발생했다. 나경원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제시한 저출산 대책에 대해 브리핑을 갖고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것이다.

안 수석은 정책능력은 물론 정무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초 안 수석이 관심을 가졌던 지역구는 서울 강남갑이었다. 이 지역 소재 학교 졸업 등 일정 연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인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정무감각을 토대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시 인접 지역구인 강남을 공천을 신청한 전직 장관과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이 결국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된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관운이 따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정무감각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부친 고(故) 안병규 전 의원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18대와 제20대 등 2번에 걸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경험과 수석비서관 경력은 정무감각을 쌓는데 중요한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수석에게 있어 우호적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에서 대통령실 출신이 비교적 높은 비율로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과거 여당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에 신청했지만 안 수석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바상대책위원장과의 학연도 안 수석에게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안 수석은 한 위원장의 서울 현대고등학교(안-1기, 한-5기), 서울대(안-사복과 88학번, 한-법대 92학번) 직속 선배다. 

안 수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땅의 억울한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간략한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복지정책 전문가 이미지가 있는 그가 만약 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경우 대통령실에서 축적한 정책 경험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복지정책과 함께 보건복지부의 중요축인 보건의료는 어떤 색깔의 입법 활동을 진행할 지 주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평판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안 수석은 성품도 훌륭하고 정책능력도 개발돼있어 이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여당 비례대표 인선 결과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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