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10억원 규모 직접 투자···현 기준 수익률 80~90% 예상
올해 문화콘텐츠 투자액 400억원 설정···새 수익원 다각화 대안 주목
단순 수익성 확대 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의도 주효
게임 등 뉴미디어 분야까지 범위 넓혀 투자 유연성 확대···다양한 단계 거쳐 신중히 작품 결정

영화 '파묘'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IBK기업은행의 투자 안목이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업계는 IBK기업은행이 투자금 대비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영화 '파묘'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IBK기업은행의 투자 안목이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업계는 IBK기업은행이 투자금 대비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영화 '파묘'가 900만명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 IBK기업은행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IBK기업은행 이사회에서 올해 문화콘텐츠 투자액을 400억원으로 설정하면서 새 수익원 다각화 대안으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수익성 확대 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한다는 정책적 의도도 큰 만큼 전통적인 문화콘텐츠를 넘어 게임, 웹툰, 메타버스 등 뉴미디어 분야까지 투자 범위를 넓혀 유연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영화 '파묘'에 5억∼10억원가량을 직접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14일 기준 누적 관객수 851만7616명을 기록하며 '9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파묘는 손익분기점(330만명)을 훌쩍 넘긴 상태로 현재 기준 투자사의 수익률은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해외 133개국 개봉까지 확정되면서 이보다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투자금 대비 100%가 넘는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를 두고 10년 넘게 투자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문화콘텐츠 분야는 금융권 투자가 전무했다. 흥행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해 수익률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리스크 관리가 생명인 은행에는 어울리지 않은 분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IBK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2년 문화콘텐츠 사업팀을 신설한 뒤 이를 '혁신투자부 문화 콘텐츠금융팀'으로 확대 편성해 현재까지 13년 간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영화·드라마 등에 2706억원을 투자했으며 문화콘텐츠 분야 대출·투자 실적까지 합산하면 총 금액만 약 7조2223억원에 달한다. 그 동안 IBK기업은행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1000만 돌파 영화는 ▲명량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부산행 ▲신과함께1·2 ▲극한직업 ▲기생충 ▲범죄도시2 등이다. 이 중 '극한직업'에는 7억9000만원을 투자해 377%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방식은 수익을 분배받는 프로젝트 투자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 전문운용사를 통해 투자하는 방식, 대출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추진된다. 

향후에도 지속될 투자 작품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IBK기업은행의 올해 문화콘텐츠 분야에 총 4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문화콘텐츠 프로젝트 투자 한도는 300억원으로 설정했다.

문화콘텐츠 프로젝트 투자는 작품 단건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에 직접 투자할 경우 성패 여부를 가늠하기 쉽지 않고 리스크가 큰 만큼 300억원의 한도로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그 동안 많은 투자를 단행했지만 아무 작품에만 투자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프로젝트 투자는 작품성을 평가하고 수익성을 충분히 가늠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해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전략은 유연성 확대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총 투자 한도는 동일하지만 영상, 비영상, 뉴미디어 등 분야별로 존재하던 한도 칸막이를 없애 투자 집행의 유연성을 확대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투자 집행 금액 중 당해연도 회수금액은 재투자 가능하다는 단서도 추가했다.

아울러 영화, 드라마, 공연 등 전통적인 문화콘텐츠를 넘어 게임, 웹툰, 메타버스 등 뉴미디어 분야까지 투자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문화콘텐츠 영역의 확장으로 뉴미디어 콘텐츠들이 부상하면서 향후 K-팝, K-드라마를 이어갈 K-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통상적으로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고위험 산업군'으로 분류되는 특성상 자금 공급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다양한 단계를 거쳐 꼼꼼하게 투자 대상 작품을 결정하고 동시에 민간이 할 수 없는 모험자본 투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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