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43주째 오름세···전세수급지수도 공급물량 부족에 치우쳐
올림픽파크 포레온 조기 입주·분상제 실거주의무 3년 유예된 점은 변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앞에 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앞에 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심상치 않다. 지난 수개월 간 쉴 틈 없이 오르는데 일각에서 올 하반기에는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월 말 임대차3법 도입으로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이 도래해서다. 이미 전세수급지수만 보더라도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것으로 치우쳐져 있는 데다 집주인들이 향후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할 것을 대비해 신규계약을 맺을 때 전셋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1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0.08%)은 상승폭이 유지됐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해 5월부터 43주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보증금이 단기간에 억대로 오른 사례도 부지기수다. 일례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는 지난해 3월 12억원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달 초 계약금액은 16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억원이나 올려줘야 했다.

전셋값이 오르는 배경으로는 매매수요와 전세수요 간에 갭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향후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출이자 부담으로 매매시장이 아닌 임대차시장에 머무르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만 봐도 전세수급 불균형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 지수는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우위를 조사해 0~200 사이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100 언저리면 수급균형, 100 미만이면 공급포화, 100 이상이면 공급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20.5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51.1)과 비교하면 전세수요 대비 물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는 시장 관계자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남보다 빨리 전셋집을 알아보는 게 조금이라도 보증금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종아 KB국민은행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7월부터는 전세 만기 기존 2년에 2년을 더해 4년간 잠겼던 전세계약이 풀리는 시점이고, 아파트 선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를 알아본다면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이롭다”고 말했다.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만료시한만 보면 그럴 수 있지만 다른 변수들로 인해 서울 임대차시장의 오름세가 되레 지금보다 진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말에 1만2000가구의 국내 최대규모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입주를 시작한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시행이 3년간 유예돼 잔금을 마련할 여력이 안 되는 이들이 임대차시장에 내놓으며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대규모 단지의 입주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실거주 의무 유예라는 변수가 있다”며 “전세매물 잔금 해결이 안 될 경우 전세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 되레 하반기 들어 동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상승 폭이 둔화되거나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시작되며 시행 4년을 맞아 한 텀이 돌았지만 계약 건마다 만기가 다르고 작년부터 갱신권 사용 비중도 크게 감소하고 있어 전세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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