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산업 새 패러다임 자리 잡은 'AI'···시장 확대
코스닥 입성 추진하는 국내 바이오·의료 AI 기업 눈길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인공지능(AI)이 생명과학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도 대형 제약사와 함께 AI 기반 신약 개발에 나선 가운데, 국내 시장도 확대 중이다. 생명과학 분야 AI 기업 세 곳이 올해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 AI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기업 '쓰리빌리언(3billion)', AI와 3D바이오프린팅을 통한 재생의료기업 '로킷헬스케어' 등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온코크로스는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번 상장 추진은 2021년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다 철회한 후 3년 만이다. 당시 온코크로스는 기술성 평가에서 A,BBB등급을 획득하고 IPO 절차를 밟았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각각 A,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추진가능하다.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7월 모두 A등급을 획득한 기술성 평가를 바탕으로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재추진한다. 

온코크로스의 원천 기술은 유전자 발현 데이터(전사체)의 증감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주요 AI 플랫폼을 갖췄다. 먼저 약물과 질병 사이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플랫폼인 랩터 AI가 있다. 

랩터 AI는 신약후보물질, 의약품이 최적의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적응증을 발굴하거나 질환에 최적인 약물을 발굴하는 플랫폼이다. 질병과 약물에 의한 유전자 변화 측정, 유전자 발현 변화의 상보성 결과 등을 종합해 약물의 최적 적응증, 특정 질병의 최적 약물, 특정 질환에 대한 후보 약물의 최적 병용 투여제 결과를 도출해준다. 

암을 겨냥한 플랫폼 온코랩터·온코파인드 AI도 있다. 온코랩터 AI는 항암제 후보물질이 어느 암에 가장 효과적일지 AI를 통해 탐색, 최적의 암 적응증을 찾는다. 또 항암 신약후보물질 투여에 따른 유전자 발현 패턴 변화를 비교분석해 암종 별 동반진단 마커를 예측한다. 암종별 약물 반응이 좋은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구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도출해 임상시험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온코파인드 AI는 발병 시작점을 알 수 없는 암의 원발부위를 예측해준다. 암의 발병 시작점을 모르는 경우 항암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데, 온코파인드 AI가 발병 시작점을 알기 어려운 전이암에서, 암의 원발부위를 진단해 최적의 치료를 도와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익성 확보에는 아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각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각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기업이다. 한국발명진흥회와 SCI평가정보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으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달 중 상장 위원회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올해 하반기 코스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쓰리빌리언의 핵심 기술은 AI 유전변이 해석 기술이다. 단 한번의 검사로 희소 유전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유전변이를 판별가능하다. 이런 AI 유전변이 해석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검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검사는 유전체 영역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전자 검사, 2만여 개 유전체의 엑손(exon) 영역에서 병원성 변이를 찾는 검사, 병원성 변이를 재확인해 환자 가족에게 해당 변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 등이다.  

쓰리빌리언은 현재 희귀질환 진단 검사 사업에서 매출을 내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쓰리빌리언의 지난해 매출은 약 30억원이다. 해외 매출은 2022년 대비 6배 이상 상승하며,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22년 대비 분기 매출은 7배가량 성장했다. 

수익성 확보 계획도 있다. 쓰리빌리언은 현재 세계 50개국 300개 이상의 기관에 유전자 검진 분석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또 희귀질환 분석 수요가 연간 2000만 건에 달하는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향후 글로벌 유전자 진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목표다. 

개인 맞춤형 재생 플랫폼을 갖춘 로킷헬스케어도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1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내 코스닥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로킷헬스케어는 AI와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맞춤형 인공피부와 연골 등을 제공하는 재생 전문기업이다. 주요 기술은 당뇨병성족부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생치료수술이다. AI가 먼저 환자의 상처 부위 등을 진단, 측정한다. AI의 측정을 기반으로 3D 바이오프린팅은 필요한 피부 부분을 인쇄해주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로 피부재생, 연골복원, 만성 신장질환 치료가 가능하다.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로킷헬스케어 측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이 증가 추세다. 매출은 2021년 67억원에서 2022년 9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8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인 상태다. 

로킷헬스케어 측은 현재 미국, 유럽, 중동, 남미, 아시아 등 약 40개국에서 판매가능한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해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에 글로벌 진출 본격화와 함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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