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6년 만에 IPO 재도전
공정위 외식 프랜차이즈 압박 중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더본코리아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 2018년 IPO 추진이 무산된 이후 6년 만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기업 성장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증시 문턱을 넘기 어렵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 현장 조사에 나서며 압박하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부담을 떨치고 외식 프랜차이즈 IPO 잔혹사를 떨칠지 주목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연내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더본코리아는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요건인 ‘주식 분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주식 수를 증액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주주들을 대상으로 회사 주식 수를 3배 늘리는 무상증자와 주식 1주를 10주로 나누는 10대1 액면분할을 추진했다. 더본코리아 최대주주는 백종원 대표(지분율 76.79%)고, 백 대표의 사업파트너로 알려진 강석원 전무가 21.09%의 지분율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올라와 있다.

더본코리아 실적 추이. / 자료=더본코리아, 표=김은실 디자이너
더본코리아 실적 추이. / 자료=더본코리아, 표=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3년간 더본코리아는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020년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2021년 영업익 195억원, 2022년 258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지난해 더본코리아 매출이 3000억원, 영업익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주관사와 미팅, 실사를 진행하는 단계다. 오는 4월 지난해 결산 실적이 공개되면 본격 상장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2018년 코로나19로 외식 산업 자체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IPO를 한차례 중단한 바 있다.

IPO 시장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은 투심 확보가 쉽지 않은 업종으로 꼽힌다.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업종이고, 공모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성장성을 포착하기 쉽지 않아서다.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사가 극소수라는 점에서 더본코리아는 IPO 추진 자체로 주목받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강점은 포트폴리오다. 일명 ‘다(多) 브랜드’ 전략을 내세운 더본코리아는 빽다방·롤링파스타·역전우동·한신포차·새마을식당 등 브랜드 수만 20개다. 더본코리아는 20개 이상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실적을 이끄는 유일한 외식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실적을 견인하는 브랜드는 소수다. 공정위 가맹사업 정보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브랜드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빽다방이고, 이 외 브랜드는 가맹점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특히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를 얼마나 평가받을지도 관심사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 상장 추진 당시 3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로 산정받았다. 더본코리아의 직접 비교군은 교촌에프앤비다. 교촌에프앤비가 사실상 외식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직상장에 성공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주가순이익비율(PER) 16배로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지난해 예상 실적 기준 현재 PER은 11배에 그친다는 점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당시 동원에프앤비, 대한제당 등 식품사들을 비교 기업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2020년까지만해도 18~23배에 달했던 식품사들의 PER은 현재 6~11배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근 공정위가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bhc, 메가MGC커피를 시작으로 샐러디, 굽네치킨 등으로 현장 조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업계 전반에 걸쳐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0년 빽다방에 100만원 상당의 포스 장비를 강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지만, 그 외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문제시되거나 일명 갑질 사태도 빚어진 바 없다. 그러나 공정위의 잇따른 외식 프랜차이즈 현장 조사는 더본코리아로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본코리아가 상장하게 된다면 본보기 역할로서 외식 경기가 다시 살아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서 더본코리아가 한 차례 상장을 추진 무산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내부적으로 세세하게 준비하는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IPO 관련해서 현재 결정된 바 없으며 서두르지 않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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