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권 총수신 32.4조원 증가
수시입출식 예금 한달 새 35.1조원 ‘쑥’···청년희망적금 만기액 몰려
시중은행 연 4%대 정기예금 자취 감춰
금리 정점론 확산에 정기예금 수요 확대

은행권 월별 수신 증가폭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은행권 월별 수신 증가폭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 2월 은행권에 수신이 대거 유입되면서 한달 만에 잔액이 30조원 이상 확대됐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지금이 가장 높은 금리’라는 금리 정점론이 확산되자 금리 막차에 탑승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총수신은 2월 32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28조8000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한달 만에 상당폭 증가로 전환했다.

전체 수신 중 특히 수시입출식 예금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1월 55조2000억원 감소했던 수시입출식 예금은 2월 35조1000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2022년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올해 2월 일시에 도래했고, 만기를 맞이한 자금이 투자 대기 성격이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에 대거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정기예금의 경우 증가폭이 지난 1월 16조6000억원에서 2월 24조3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 확대됐다. 시장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은행 예금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금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은행권의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수신금리는 지난해 11월 4.18%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2월 3.88%, 올해 1월 3.65%로 떨어졌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에서는 연 4%대 금리의 예금상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최고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이 11개였으나 두 달여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최고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은 DGB대구은행의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과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 2개뿐이다. 두 상품 모두 최초 가입 고객 대상으로만 최고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고객 대상으로 연 4%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4%대 예금금리 상품이 사라지면서 3%대 금리의 예금상품이라도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또 올해 2월에 만기가 된 청년희망적금을 해지하고 만기액을 정기예금에 묶어두는 고객이 늘어난 점도 정기예금 잔액 급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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