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싸안는 숲, 위로하는 집

‘훈밤’ 박훈정 작가가 그려내는 도자기 속에는 ‘숲’과 ‘집’이 있다. 밀려드는 불안의 밤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어떤 어둠이 찾아와도 숨어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울창한 숲과 따뜻한 집이.

타일 형태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일반적인 도자기의 틀을 깨고 싶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제 안에 자리 잡은 고정관념 같은 것이 저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도자기’ 하면 떠오르는 항아리나 그릇 같은 보편적인 이미지를 과감하게 깨부수고, 타일처럼 납작한 형태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도자기 그림은 어떤 식으로 완성되는지 궁금해요.

우선 흙을 반죽해 판을 민 다음, 2~3일에 걸쳐 반건조 상태로 만들어요. 그 상태에서 원하는 크기로 재단한 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앞쪽부터 뒤쪽까지 차근차근 깎아내죠. 물체 간의 단차를 통해 거리감을 표현해요. 집과 나무는 별도의 도구로 하나하나 깎아서 질감을 표현하고요. 이후 완전히 건조시킨 그림들을 700°C 온도로 초벌해요. 그렇게 구워져 나온 그림 위에 도자기용 물감을 이용해 채색을 하고 매트한 유약을 바른 뒤 1250°C에서 재벌을 하면 작품이 완성됩니다.

'숲과 집'을 주제로 삼은 이유는 뭔가요?

집과 숲을 좋아해요. 집은 가장 안전한 장소이자 늘 나다울 수 있는 공간이고, 숲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위로를 경험한 곳이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2가지 장소를 주제로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따스함, 위로를 건네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훈밤'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들었던 ‘훈밤이들–박훈정의 밤을 지켜주는 아이들’로부터 시작됐어요. 평소 밤을 두려워하고 불면증도 있어서 늘 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조금 부끄럽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수호신을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그게 바로 ‘훈밤’이었고요. 시간적 의미의 ‘밤’뿐 아니라 우울과 불안, 부정적인 마음이 밀려오는 여러 날의 밤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작업을 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땐 언제인가요?

작업을 하는 행위 자체에서 행복을 느껴요. 숲과 집을 주제로 스케치를 하고 흙을 깎고 색칠을 하고, 그 모든 과정이 즐거워요. 물론 막히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 시간마저 고통스럽기보단 즐기게 된달까요? 특히 가마 문을 열었을 때 예상했던 대로 작품들이 완성된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요.

앞으로도 ‘숲’과 ‘집’을 그리실 계획이세요?

당분간은요. 그리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그려보고 싶거든요. 사랑이라는 주제로도 꼭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이달에 있을 개인전에서 신작들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그동안에는 사각 형태의 그림들만 보여드렸다면, 원형이나 타원형의 그림, 작은 그림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이 되는 작품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작가님의 작품들과 함께한 이달 뷰티 화보 속에 숲과 집이 가득해요! 평소 어떤 뷰티 제품을 즐겨 사용하세요?

도자기 작업 특성상 흙먼지를 많이 접하다 보니 피부가 쉽게 건조해져요. 특히 손이요! 르 라보의 핸드 포마드 히노키는 지금까지 써본 핸드 제품 중 가장 좋아해요. 끈적이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보습감이 유지되거든요.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기초 단계에선 순한 제품들을 주로 쓰는 편인데,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연작의 토너도 만족하며 사용 중이에요. 순하면서도 촉촉하더라고요. 선크림은 부드럽게 발리면서 약간의 보정 효과가 있는 헤라 제품을 쓰고 있어요.

 

ARTIST’S BEAUTY

1. 영국의 탐험가 찰스 다윈을 모티프한 다윈 EDP. 시더우드와 베티버, 그레이프프루트가 조화를 이룬다. 30ml, 28만8000원 푸에기아1833.

 

1. 자연 유래 성분 88.7%로 구성된 피토액티브 솔루션 토너. 유분과 피지를 조절하고 부족한 수분을 공급해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준다. 100ml, 14만3000원 샹테카이.

2. 효삼, 침향, 치자 등 한국 자생 식물 유래 성분을 독자적인 기술로 담아낸 전초 에센셜 토너. 에센스와 같은 고농축 텍스처가 빠르게 스며들어 피부 수분량을 빠르게 상승시킨다. 150ml, 5만5000원 연작.

3. 장미수의 우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비노클린 모이스처라이징 토너. 99% 자연 유래 성분으로 구성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200ml, 3만2000원 꼬달리.

 

1. 캔들, 디퓨저 등 홈 프레이그런스 라인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히노키 향을 담은 핸드크림. 너트맥과 시더우드, 편백나무의 우디한 향을 느낄 수 있다. 70ml, 4만2000원 라브루켓.

2. 시어버터와 코코넛오일, 스윗 아몬드를 함유한 식물성 포뮬러가 손을 촉촉하게 가꿔주는 핸드 포마드 히노키. 55ml, 3만8000원 르 라보.

3. 상큼한 베르가모트 향의 비타민B5 핸드 트리트먼트 베르가못. 비타민B5 지방산 성분이 피부는 물론 큐티클과 손톱에도 수분을 공급해 준다. 멜린앤게츠.

 

1. 크림처럼 부드러운 텍스처로 발림성이 뛰어난 UV 프로텍티브 크림 N. 너도밤나무 싹, 시호 뿌리, 흑삼, 망고스틴 나무껍질 등의 식물 추출물이 피부장벽 개선에 도움을 준다. SPF50+/PA++++, 50ml, 16만원 끌레드뽀 보떼.

2.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화이트 트러플 성분과 미네랄, 히알루론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워터풀 마일드 선크림. 수분크림처럼 촉촉한 사용감과 은은한 톤 보정 효과가 장점이다. SPF50+/PA++++, 50ml, 3만4000원 달바.

3. 로션처럼 가볍게 발리며 백탁현상이나 끈적임이 없는 올데이 에어리 선스크린. SPF50+/PA++++, 50ml, 2만6300원 디어클레어스.

4. 핑크빛 크림 제형이 피부톤을 자연스럽게 보정해 주는 UV프로텍터 톤업. SPF50+/PA++++, 50ml, 4만5000원 헤라.


CREDIT INFO
editor     장세현
photographer     김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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