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올해 판매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
A6 신형 나온지 5년 지난데다 E클래스·5시리즈 풀체인지 나오며 격차 벌어져
판매 부진에 서비스·판매네트워크 약화되며 악순환 반복 우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우디코리아의 부진이 최근 장기화되고 있다. 주력 모델인 ‘A6’가 2019년 이후 아직까지 신형이 나오지 않은데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클래스’와 BMW코리아 ‘5시리즈’가 최근 신형을 내놓으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아우디의 경우 벤츠와 BMW 대비 1개 차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A6 부진으로 인해 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2월 아우디 판매량은 447대로 전년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아우디는 수입차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지켰으나 올해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달에도 아우디코리아 판매량은 268대로 전년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우디 판매 감소 원인으로 물량 공급 등 특정 외부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부진의 이유에 대해 “고금리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고급 브랜드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비단 아우디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업계에선 아우디 부진 이유로 A6 노후화를 꼽는다.

A6는 아우디 대표 모델로 E클래스, 5시리즈와 함께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을 이끌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5년 가까이 신차가 나오지 않아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A6 판매량은 지난 2021년 1만2273대였으나, 2022년엔 8229대, 2023년엔 7882대 등으로 매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신차 유행에 민감한데 다른 브랜드들은 2~3년 단위로 부분변경이나 완전변경이 번갈아 나오는데 비해 A6는 오랜 기간 신차가 나오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또한 BMW는 지난해 말 5시리즈를, 벤츠는 올해 초 E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A6가 상대적으로 더 뒤처지게 됐다. A6는 올해에도 신형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6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아우디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A6는 아우디 전체 판매(1만7867대)의 약 44%를 차지했다. A6가 아우디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E클래스와 5시리즈의 경우 브랜드 내 점유율은 25~30%대에 그쳤다. 1개 차종에 대한 비중이 낮아 설령 신형 출시가 늦더라도 충분히 다른 모델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판매 부진에 전시장 철수 등 악순환

아우디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등 네트워크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 용산 전시장을 경쟁사인 볼보자동차코리아에게 내줬으며, 전국적으로 전시장 축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 청주 전시장도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 용산 전시장에 들어온 볼보 전시장.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아우디 용산 전시장에 들어온 볼보 전시장.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판매 부진과 지난해 영업점에 대한 과도한 판매 목표에 따른 실적 압박 등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아우디 영업점을 떠나는 직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아우디 영업점 직원에 따르면 “지금 아우디 딜러들이 벤츠, BMW, 볼보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로 다 떠나가고 있다. 디젤게이트 때보다 사태가 심각하다”며 “할인을 해도 차량이 팔리지 않아 실적 채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네트워크 망이 무너지게 된다면 이는 결국 다시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 대비 서비스네트워크 등이 부족해진다면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아우디 서비스센터는 40곳, 전시장은 39곳으로 파악됐다. 이는 벤츠와 BMW 서비스센터(77곳)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또한 최근 빠르게 급부상 중인 볼보(32곳)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는 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지만, 최근 지나친 할인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졌으며, 이같은 점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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