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1공장 이달 말 착공
롯데 3세 신유열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 선임
1공장 착공 앞두고 신입·경력 공채···올해 세 자릿수 채용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달 말 송도 1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CDMO(위탁개발생산) 국내 사업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공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롯데 3세 신유열 전무까지 사내이사로 합류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건설 계획./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건설 계획./ 표=김은실 디자이너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인천 송도 1공장 착공을 앞두고 송도 내 임시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메가플랜트 1공장은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말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에 거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송도에 바이오 플랜트 3개를 건설해 총 36만리터의 항체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매출 1조 5000억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CDMO 사업의 첫 단추가 될 1공장 착공을 앞두고 이달 초에는 세 자릿 수의 신입·경력 직원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생산 인력을 포함해 송도 사업을 구체화시킬 인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공장은 12만 리터 생산 규모의 동물 세포 배양 시설로 설계될 예정이다. 현재 잠실에 위치한 본사도 공장 완공 시 송도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번 상반기 공개채용으로 모집할 생산 관리 인력들은 GMP 시설 구축과 안전 관리, 운영 등의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은 GMP 인증이 CDMO 사업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만큼, 다수의 신입·경력 직원들이 GMP 인증 절차 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공장 착공과 맞물려 GMP 인증 업무에 투입할 직원이 필요한 만큼 사업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에 채용하는 인력들은 송도 임시 사무실에 순차적으로 투입돼 맡은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서 이어 차기 회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사내 이사로 합류하면서 바이오 분야 투자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4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낙점해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신 전무는 향후 경영 승계를 위한 신사업 성과를 쌓아야 하는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경영 능력을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 앞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공격적인 투자와 경쟁력 강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애초 인수합병으로 CDMO 사업을 시작한 만큼, 신 전무는 메가플랜트 건설 외에도 다양한 인수합병을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 2022년 12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와 체결한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의 경우 내년 말부터 계약 종료 시점이 도래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의 BMS 의약품 위탁생산 물량 수주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 생산물량 수주는 BMS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밖에도 다수의 글로벌 행사에 참석하며 새로운 수주처 발굴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BMS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21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BMS와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도 맺었다. 해당 수주는 3년간 유효한 만큼 시장에서는 내년 말 시러큐스 공장 수주 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차기 총수로 주목 받아온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 이사로 선임된 것은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신 전무도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미국 시러큐스 공장 수주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사업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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