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카카오뱅크 사외이사 5명 전원 임기 만료
당국 모범관행 이행 영향권 아니지만 인적쇄신 여부 주목
이사수와 여성이사 비율 및 사외이사 전문성 미흡···일부 개선 관측
5년 간 카카오뱅크 사외이사 평균 재임기간 3년 이내···이사회 구성 변화 전망 가능성

카카오뱅크 사외이사 5명 전원이 오늘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해당 사외이사는 황인산 AJ네트웍스 상근감사,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 최수열 삼도회계법인 파트너,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성삼재 전 SGI서울보증보험 상무 등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뱅크 사외이사 5명 전원이 오늘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해당 사외이사는 황인산 AJ네트웍스 상근감사,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 최수열 삼도회계법인 파트너,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성삼재 전 SGI서울보증보험 상무 등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 5명 전원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이사회 구성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요 금융지주와 달리 소유권이 명확해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영향권에는 벗어나 있지만 당국 개선 요구에 인적 쇄신이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사수와 여성이사 비율 등 금융당국이 제시한 모범관행에 미달하는 사항이 많은 만큼 이사회 구성면에서 일부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 5명은 모두 오는 28일 임기가 만료된다.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 황인산 AJ네트웍스 상근감사, 최수열 삼도회계법인 파트너,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성삼재 전 SGI서울보증보험 상무가 대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사외이사 5명과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에서 30가지 권고 핵심 원칙을 제시하며 사외이사 구성의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은행지주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의 이사는 평균 7~9명으로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다"고 꼬집었다. 또한 "주요 글로벌 투자 은행의 여성 이사 비중은 30∼50%대에 달하다"며 "(국내 은행권의) 전체 이사 중 여성 비중은 약 12%인데다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도 8개에 달해 최근 강조되는 젠더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사외이사의 규모는 물론 성별 다양성도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사 수는 총 8명이고 전체 이사 중 여성은 이은경 사외이사 1명 뿐이다.

이어 "금융지주·은행의 사외이사 전문분야는 금융·경제·경영 위주(61.8%)로 IT, 소비자, ESG를 전문분야로 하는 사외이사를 보유하지 않은 은행도 많다"며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 사외이사의 전문 분야를 보면 금융·경제에 3명(진웅섭, 황인산, 성삼재), 재무·회계에 2명(황인산, 최수열), 법률·규제에 2명(진웅섭, 이은경), 리스크 관리에 3명(황인산, 최수열, 성삼재), ESG(환경·사회·거버넌스)·소비자보호에 2명(진웅섭, 이은경)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는 5명에 불과하지만 사외이사 1명당 전문분야가 2∼3개로 많은 데다 카카오뱅크의 강점인 IT(정보기술)와 관련된 사외이사는 없다. 카카오뱅크 이사회에서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와 송지호 기타비상무이사의 전문분야가 IT다.

통상적으로 금융권 사외이사들은 최대 임기를 넘기지만 않으면 대부분 연임을 하며 이사직을 수행해왔다.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사외이사는 최장 6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관련 계열회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까지 합산하면 최장 9년까지 가능하다. 

가장 많은 임기를 채운 사외이사는 황인산 사외이사로 2020년 임기를 시작해 2연임에 성공하며 이달까지 재임기간은 4년을 채웠다. 이어 진웅섭, 최수열 사외이사는 3년, 이은경, 성삼재 사외이사는 2년의 임기를 각각 지냈다. 현재까지 카카오뱅크에서 최장 임기를 채워 물러나야 하는 사외이사는 없다.

그 동안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감시에서 한 발 비껴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소유권이 명확한 만큼 여타 금융사들 보다는 금융당국의 감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뱅크는 주요 금융지주사들과는 달리 대표이사의 연령이나 연임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올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사외이사는 없지만 카카오뱅크가 사외이사 교체를 단행할 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최소 카카오뱅크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5년간 카카오뱅크 사외이사의 평균 재임기간이 3년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인적쇄신이 일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5년간 카카오뱅크의 사외이사 평균 재임 기간은 27.6개월로 3년 이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모범관행 발표 이후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주주총회에 전체 사외이사 수와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방향의 안건을 올린 상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이사수와 여성이사 비율 등 모범관행에 미달하는 사항이 많은 만큼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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