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시범 개시···티웨이항공도 도입 추진
서비스 속도 개선···“마케팅 수단일뿐” 시각도

에어프레미아의 여객기 좌석에 와이파이 서비스 이용 가능 표시(오른쪽)가 떠 있다. / 사진=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의 여객기 좌석에 와이파이 서비스 이용 가능 표시(오른쪽)가 떠 있다. / 사진=에어프레미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운항 정상화 흐름 속에서 고객경험 차별화의 일환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 재개하고 있다.

11일 현재 LCC들은 일부 노선 탑승객에게 기내에서 개인 전자기기로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도입 추진 중이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항공기 내부에 장착된 통신장비와 승객 모바일 기기를 연동해 웹, 앱 등 온라인 기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적 항공사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 현황 및 계획. / 자료=각 사
국적 항공사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 현황 및 계획. / 자료=각 사

◇티웨이항공, 주총서 서비스 관련 사업목적 추가 결의

일부 LCC들이 최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속속 적용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1월 31일부터 B737-8을 투입한 국제선에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고 추후 정식 서비스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가 LCC 중 2021년 8월 선제적으로 모든 노선에서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향후 와이파이 서비스를 개편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의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목적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위해 정관에 추가해야 하는 항목이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나머지 LCC들은 현재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중 제주항공은 2018년 7월 중국 칭다오, 웨이하이 등 일부 단거리 노선을 제외한 인천발 국제선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범 적용했다. 다만 이후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서비스를 철회했다. 추후 도입 여부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도 현재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탑승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내 즐길거리(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확장할 수 있다. 그간 항공사들은 통상 탑승석 후면부에 장착된 스크린을 통해, 서비스 공급 측과 제휴한 범위 내 콘텐츠를 무료 제공해왔다.

항공사들은 기내에서 탑승객들이 지상에서 이용하던 각종 콘텐츠를 누리면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객이 기내 콘텐츠 뿐 아니라 지상에서 이용하던 서비스를 그대로 옮겨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동해 각종 앱을 차량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항공사는 또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하면 자체 콘텐츠를 개발·도입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지난해 3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도입된 대한항공 기종인 B737-8. / 사진=대한항공
지난해 3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도입된 대한항공 기종인 B737-8. / 사진=대한항공

◇기내 통신기술 발전, 서비스 수준 높아져

국적 항공사들이 와이파이 서비스를 최근 앞다퉈 추진하는 배경에는 최근 인터넷 속도 등 측면에서 발전된 점이 담겼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지상과 다른 통신환경에서 제공되는 만큼 안정적인 지원이 요구되는데,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국내선 비행시간이 짧은 한국은 ATG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지상 기지국이 쏘아올린 전파를 인공위성이 수신해 항공기로 중계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통상 내륙 운항 비중이 적지 않은 미국의 항공사들이 지상 기지국에서 쏘아올린 전파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꾸는 에어 투 그라운드(ATG) 방식을 적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인공위성 방식이 지상에서 사용하는 와이파이 서비스의 데이터 처리 속도에 못 미치기 때문에, 빠른 온라인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 델타항공 탑승객이 기내 와이파이(온보드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델타항공
미국 델타항공 탑승객이 기내 와이파이(온보드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델타항공

최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관련 기술이 지상 서비스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개선됨에 따라 고객 경험 차별화를 위한 국적 항공사들의 관심이 새삼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대한항공, 진에어, 에어프레미아는 일본 파나소닉애비오닉스와 협력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SK그룹과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CC들이 최근 더 먼 취항지를 오가는 상황에서, 고객 경험 차별화 수단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간 다수 여객이 여행하는 동남아 등 일부 노선은 비행시간이 짧거나 출발 시각이 늦기 때문에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전면 확산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OTT 서비스가 보편화하고 이를 기내에서 원활히 이용할 수 있는 기술적 뒷받침이 이뤄지면서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이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기종에서 제공되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연결하는 화면.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기종에서 제공되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연결하는 화면. / 사진=아시아나항공

◇일각 “기내 와이파이는 신기술 마케팅 수단”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이 실질적인 고객 편익 제공보다 ‘신기술 도입’을 앞세운 마케팅 활동 정도로 치부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의 양적·질적 수준이 지상 서비스에 못 미치지만, 고객 경험 차별화로 모객 중인 항공사들에게 유의미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한성 경인여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최근 신규 도입되는 항공기들 대부분 와이파이 통신 장비를 내장한 채 출고돼 항공사들의 서비스 도입 여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됐다”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로 신기술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기내 좌석 스크린을 배제해 기종 도입·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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