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11공구 내 첫 분양단지로 인근 개발온도 미지근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 극심···인천 미분양 물량 전국서 가장 큰 증가폭 보여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분양하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견본주택 내방객 모습 / 사진=GS건설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분양하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견본주택 내방객 모습 / 사진=GS건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도 자이풍경채 그라노블 분양에 나선다. 아파트·오피스텔이 함께 들어서는 단지로 총 3200여 세대 규모다. 송도에서 1000세대 넘는 단지의 분양은 2022년 이후 약 2년 만이어서 주목도가 높다. 다만 인근 공인중개업소 일대에서는 초기 완판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11공구 내 5개 단지를 통합 개발한다. 지하2층~지상 최고 47층, 23개동(오피스텔 2개동 포함), 총 3270가구 대단지다. 세대규모는 전용 84~208㎡ 아파트와 전용 39㎡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GS건설은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하루 뒤 1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송도 내 오랜만에 등장한 대규모 사업장인 만큼 수많은 지역 주민들이 다녀갔다. 시공사 측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후 4일 동안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송도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주택경기가 침체된 영향인지 모객 유치를 위해 견본주택에서 라면에 닭강정, 음료 증정에 룰렛돌리기 게임 행사 등을 하길래 바람쐬러 나왔다”고 말했다.

11공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2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주도 계획돼 있다. 고소득 직장인과 연구원의 직주근접이 증가할 게 기대되는 만큼 제2의 판교라는 말도 나온다. 인하대 송도캠퍼스와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2단계도 추진 중이다. 또한 녹지 인프라의 핵심인 워터프론트 입지라는 점의 부각되고 있다.

이 사업장의 청약 문턱 역시 낮고 분양조건도 부담이 없다.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청약 1순위 기준 청약통장 가입 기간 1년에 지역별·면적별 예치금 기준을 맞추면 보유 주택 수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전용 84㎡는 가점제 40%, 추첨제 60%로 입주자를 선정하고 전용 85㎡ 초과 타입은 100% 추첨으로 결정된다. 분양권 전매제한은 6개월이다. 계약금 10%는 1~2차 분납제인데, 1차로 5%를 내고 나중에 5%를 더 내는 방식이다.

다만 단점도 뚜렷하다. 해당 사업장은 11공구 내 첫 분양단지다. 그 말인즉슨 인근은 아직 그 어떤 인프라도 없는 송도 끝자락 공터라는 뜻이다. 지도상으로도 허허벌판으로 나올 정도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개발이 진행된 바가 없다. 송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센트럴파크와 해당 사업장 간의 거리는 약 4.5킬로미터로 차로는 10여분, 도보로는 약 1시간 가량이 걸리는 거리다. 아파트가 준공이 될지라도 한동안 공사소음과 분진속에서 살아야 할 수 있다. 

최근 송도의 교통호재로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를 오롯이 누리기에도 거리상의 한계가 있다. 이달 초 GTX B노선 착공기념식으로 교통편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GTX-B노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천대입구역까지 도보로 20분 가량 이동해야 한다.

인천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 미분양 물량은 327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월인 지난해 11월 미분양 물량인 1298가구 대비 151.9%(1972가구)나 급증한 수준이며, 전국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물량도 12월 기준 617가구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그럼에도 분양가는 인근 시세 수준보다 높게 책정됐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기준으로 8억 초~중반대다. 인근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동일평형이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1공구가 향후 송도의 대장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개발 극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주 측면에서 모든 인프라가 갖춰진 1,2,5,6,8공구 등에 견주기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약요건이 완화돼 투자수요가 검토할 수는 있겠으나 기존 주택의 시세가 떨어지고 있는데 금리도 높은 현 상황에 외지인 투자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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