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싼타페 올해 내수 판매 1·2위 차지···HEV 강세에 대기 수요 7개월, 연말까지 흥행 이어질 듯
두 차종 흥행에 중견 3사 골머리···토레스·오로라 신차 등 직접 경쟁 불가피
가격경쟁력·인포테인먼트 강화 등으로 돌파구 마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일명 ‘르케쉐’로 불리는 중견 3사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KGM는 토레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 신차 등 주력 모델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가운데 싼타페와 쏘렌토 흥행에 국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싼타페는 1만5429대를, 기아 쏘렌토는 1만7955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브랜드 내 최고 수준이며, 특히 쏘렌토는 국내 승용차 전체 판매에서 1위를 차지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두 차량은 경쟁 차종으로 지난해 나란히 신형이 나왔을 때 판매 간섭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예상을 깨고 두 차종 모두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하이브리드(HEV) 강세에 힘입어 두 차종 모두 HEV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2월 쏘렌토 HEV 판매는 1만3256대로 전체 판매의 73.8%를 차지했으며, 싼타페 HEV는 1만대로 64.8%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주춤한 반면, HEV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어 두 차종 미래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HEV 판매량은 사상 최초로 경유 차량을 제치고 판매 2위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월 HEV 판매량은 2만7828대로 전년대비 39.4% 증가했으며, 경유차(1만1523대)의 두 배를 넘었다.

HEV 강세 흐름에 두 차종 출고 대기 기간까지 감안하면 올해 내내 흥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3월 현대차와 기아 영업점 납기표에 따르면 두 차종 HEV의 경우 출고까지 7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금 계약해도 10월은 지나야 차를 받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작년 신차가 나왔을 때와도 비슷한 수준이며, 출시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차 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차종의 경우 통상 3개월 이내 출고가 되면서 반도체 수급난 이전으로 정상화 됐지만, 두 차종 HEV 모델의 경우 높은 인기에 대기 수요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토레스·오로라 판매 확대 쉽지 않을 듯

싼타페와 쏘렌토 흥행으로 중견 3사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3사 모두 SUV 중심으로 체제를 전환한 가운데 두 차종 인기에 밀려 신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그나마 GM의 경우 현재 주력 모델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소형급이라 시장이 다르지만, KGM과 르노코리아는 주력 모델이 중형 SUV라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KGM 핵심 모델인 중형 SUV 토레스는 사전계약 하루만에 1만2000대를 달성한 후 한 때 국내 중형 SUV 1위를 차지하며 싼타페, 쏘렌토와 함께 3파전 양상을 펼치며 선방했다.

토레스는 전장 4705㎜, 전폭 1890㎜, 축간거리(휠베이스) 2680㎜ 등으로 싼타페와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에 가격은 800만원 이상 저렴해 인기 몰이에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신차 효과가 떨어지며 판매량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또한 싼타페, 쏘렌토와 달리 토레스의 경우 HEV가 없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이에 KGM은 내년 토레스 HEV를 내놓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방침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올해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한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형 SUV HEV라는 점에서 쏘렌토, 싼타페와 정면 대결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오로라 신차는 볼보자동차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르노그룹 E-테크 기술을 탑재했으며, 생산은 르노코리아에서 담당한다.

오로라 신차는 지난 2020년 XM3 이후 4년 만에 나오는 르노코리아 신차로 회사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 르노코리아는 차량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네이버클라우드, 드림에이스와 손잡고 자동차용 웹 플랫폼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컨텐츠를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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