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늘고 재고 줄어
내수경기 둔화는 여전

국내 산업별 경기지수 추이. 반도체,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광공업 생산지수가 지난해 이후 양호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 개인 소비자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숙박업, 음식점업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업의 생산지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 사진=한국개발연구원
국내 산업별 경기지수 추이. 반도체,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광공업 생산지수가 지난해 이후 양호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 개인 소비자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숙박업, 음식점업 등으로 구성된 서비스업의 생산지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 사진=한국개발연구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한국 수출이 올해 들어 반도체 품목을 중심으로 회복세다. 반면 가계 대출 연체율 상승,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월간 보고서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모든 산업 생산 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7.3% 상승했다.

지난 1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7% 올랐는데 반도체 등이 개선된 덕분이다. 제조업 출하량도 9.6% 늘었다. 같은 기간 반도체(-16.6%), 전자부품(16.0%)이 큰 재고 감소폭을 보인데 힘입어 제조업 전체 재고는 6.1% 줄었다.

반면 고금리 기조로 인해 일반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은 미미했다. 지난 1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4.4% 증가에 그쳤다.

1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 대비 3.4% 감소했다. 설 명절 기간이 올해 2월에 포함돼, 지난 1월 음식료품(-18.5%)이 큰 감소폭을 보였다. 숙박·음식점업 감소폭은 0.2%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KDI는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공급 여건 악화로 농산물 등 일부 품목의 물가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내수 경기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 개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설비투자 부문도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이 나타났다. 1월 설비투자는 전년동월 대비 4.1%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 조업일수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반도체 분야 투자와 밀접한 관계인 특수산업용기계 투자가 12.7% 증가하며 반도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젝트파이낸셜(PF) 사태로 자금조달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건설투자 둔화 흐름은 올해도 지속됐다. 지난 1월 건설기성은 전년동월대비 17.6%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특정기간 건설사의 국내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해 집계한 건설투자 지표다.

당시 큰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공사종료를 앞둔 현장을 중심으로 집계된 수치이기 때문에 향후 조정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건설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다. 실제 건설수주 금액은 전년동월 대비 53.6%나 감소했다. 민간부문에서 53.6%의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KDI는 “건설사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금융사의 PF 리스크 관리가 강화해 민간부문 중심으로 부진했다”며 “건설수주가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누적된 수주 물량의 감소는 향후 건설투자의 부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사회서비스업 임시직을 중심으로 전월(28.5만명) 대비 확대된 38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보다 서비스업 28만6000명, 건설업 7만3000명, 제조업 2.0만명씩 증가했다. 다만 정규직을 의미하는 상용근로자는 32만명 증가하며, 지난해 1월 기록한 39만명에 비해 작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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