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영향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로 40% 이익 거둬
"4월 이후 4만2000달러선으로 하락"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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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4~10일)에도 급등하면서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 신기록을 세웠다. 금리 하락기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또 반김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가상자산 2대 호재’도 계속 상승세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 30분 6만8416달러(약 9031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0.29% 크게 올랐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시작일인 4일부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5일엔 2년 4개월 만에 6만9000달러선을 뚫었다. 다음날인 6일엔 크게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탔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9일 한 때 7만170달러를 찍으며 3일 만에 최고 기록을 또 세웠다. 그러다 소폭 하락하면서 6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번주 비트코인 급등세를 가능하게 했던 요인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꼽힌다. CNBC는 투자자들이 2월 고용 보고서를 주시하던 가운데 지난해 12월, 지난 1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하향 조정된 점에 주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이 비트코인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봤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투자 심리에 불이 붙였다. 그는 8일 새벽 미 상원 청문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 (확신을 갖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4월에 예정된 ‘반감기’ 효과도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에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 공급 물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반감기는 4년마다 나타난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으로 ‘큰손’들이 대거 들어온 점도 상승의 원인 중 하나다. 블록체인 시장조사 기관 룩인투비트코인(LookIntoBitcoin)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고래'(whale)라고 일컬어지는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큰 손들의 고유 주소(unique address)는 2104개로 집계됐다. 1998개였던 지난 1월 19일과 비 크게 늘었다. 

비트코인이 크게 오르자 가상자산 투자로 ‘쪽박’을 찼던 엘살바도르도 대규모 이익을 거뒀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팔면 4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부켈레는 지난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당시 4만~5만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은 이듬해 1만달러로 떨어져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4월 이후 4만2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 비트코인은 반감기가 반영됐다"며 "4월 이후 반감기에 따른 그동안의 행복감이 가라앉으면 가격이 내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디지털 금융 수석부사장인 라지브 밤라도 ""디지털 금융 생태계, 특히 가상화폐 시장의 앞길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이를 인식하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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