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미술품 시장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
예술적 가치 지적 자산화해 매매차익 제공···거래 규모와 니즈 급증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아트테크 시장 선점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
하나은행, 미술품 전용 수장고 운영 및 전용 점포 개설 등 아트뱅킹 위한 다양한 시도 주력

지난 2022년 11월 하나은행은 폐쇄 지점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해 아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방형 수장고 H.art1(하트원)을 개관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재의 H.art1 전경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11월 하나은행은 폐쇄 지점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해 아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방형 수장고 H.art1(하트원)을 개관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재의 H.art1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금융업계가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미술품 시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술품은 문화상품으로서 미적 효용을 제공하는 동시에 예술적 가치를 지적 자산화해 시장에서 가치 평가가 변동하면서 매매차익을 제공하는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과거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아트테크(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는 최근 온라인 미술품의 판매·조각투자 활성화와 함께 비대면 문화가 생활화되면서 MZ세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술품 투자시장 역시 거래 규모와 니즈가 급증하면서 금융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미술시장의 규모는 약 678억달러(약 9조5808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1년에 비해 31%가 성장한 수치이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미술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미술시장 매출액은 2021년 7563억원보다 37.2%가 증가한 1조37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선 금융업계는 아트테크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은행 자체적으로 두 곳의 미술품 전용 수장고를 운영해오면서 2000여 점이 넘는 은행의 미술품을 보관, 관리해오고 있었으며 2020년에는 건물전체가 수장고인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골드PB 전용 점포를 개설해 아트뱅킹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11월에는 보이는 수장고인 'H.art1(하트원)' 오픈을 통해 작품 전시와 수장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며 아트 관련 서비스를 은행 비즈니스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미술 콘텐츠 플랫폼 '이젤'과 차별화된 아트뱅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아트뱅크 서비스 공동 기획 및 운영 ▲아트테크와 관련된 상품 개발 ▲미술품 매매 ▲국내외 가상 미술관 콘텐츠 공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인 '테사'와 함께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를 더욱 안전하고 다양하게 제공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조각투자에 소액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하나 아트클럽'으로 운영되는 고객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기획·전시, 이벤트 개최 및 모바일 매거진 '하나 원큐M'을 통한 아트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접 컬렉션을 하는 컬렉터부터 예비 컬렉터까지 미술 투자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다만 미술투자가 반드시 고가의 유명 작품으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닌 만큼 신진 작가를 위한 행사와 더불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미술작품을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든 미술품이 단순히 가치가 오를 때까지 안전한 곳에 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저절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종 전시회나 잘 준비된 이벤트를 통해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대중의 호평을 쌓아가거나 유명 시설 등에 임대해 운용하는 등 작품 가치를 제고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