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매출 절반 이상은 여전히 모태사업 ‘철강’
철강 연구원·생산본부장 출신, 경력·전문성 살려 시황 악화에도 대응책 도출 기대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 사진=포스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수장 교체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차기 회장 후보인 ‘철강맨’ 장인화 포스코 전 사장은 본업인 철강업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한다.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철강의 안정화로 실적이 개선돼야 새로운 분야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인화 전 사장은 현재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로 출근하며 업무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2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 취임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10대 회장으로서 향후 3년간 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장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의 본질은 ‘철강’이라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보다 미래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철강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 철강 시황 악화 장기화 및 산업용 전기료 상승 등 생산 원가가 오름세임에도 포스코는 조선용 후판 가격을 원하는대로 인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해 포스코 철강 부문의 실적은 매출 63조5490억원, 영업이익 2조5570억원이다. 태풍 힌남노 직격탄으로 어려움을 겪은 2022년보다 악화된 성적이다.

철강 부문의 실적악화는 그룹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310억원으로 전년(4조8500억원) 대비 27.2% 줄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2021년(9조381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철강 연구원 출신으로 기술뿐만 아니라 생산본부장도 맡으며 생산량 증대에도 큰 역할을 한 장 전 사장이지만, 시황 부진에 맞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임에도 그의 회장 취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장인화 전 사장이 회장에 취임해도 경기회복 지연으로 인한 철강 시황 부진을 이겨낼 대응책은 사실상 없다”며 “고정비 감소나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설정한 투자 규모를 줄이는 등의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신사업을 등한시할 수도 없다. 포스코가 전통 철강 기업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의 변화를 천명한 만큼 신사업 안착도 풀어야할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이차전지 소재 역시 수요가 줄어들어 대응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할 시점이기도 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한다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장인화 전 사장의 경험치와 전문성은 철강에 집중돼, 익숙한 분야를 개선시키는 것을 우선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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