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號도 불안한 출발···먹튀 논란 CTO 내정 논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브라이언톡(임직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카카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브라이언톡(임직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카카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바닥 수준이다. 2021년 액면분할 당시와 비교하면 3년여 만에 57%가량 떨어졌다. 주요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에 사법리스크, 주요 계열사 분식회계 의혹까지 카카오그룹의 경영 위협 요인이 지속된 탓이란 분석이다.

이 가운데 이달말 카카오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르는 정신아 대표가 주식 먹튀 논란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전직 임원을 차기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7일 카카오 주가는 5만2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총은 23조5405억원을 기록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이사가 취임한 2022년 3월 29일 주가(10만5500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카카오가 1주를 5주로 액면분할한 직후인 2021년 4월 15일 주가(12만500원)의 절반도 되지 못하는 가격이다. 액면분할 후 3년간 카카오 주식은 좀처럼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주가는 반대 행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조1058억원, 영업이익 5019억원을 기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인 4731억원을 웃돌았고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89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도 카카오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카카오그룹 주요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계열사의 분식회계 의혹 등이 계속되는 탓이란 지적이다.

다음달 카카오 대표로 정식 취임할 정신아 내정자는 최근 카카오의 새 CTO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대량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며 ‘주식 먹튀’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을 CTO로 내정하는 등 쇄신에 대한 의지가 없단 불만이다.

정 전 CTO는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일 만에 보유 주식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하는 등 스톡옵션을 행사해 66억원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어 2주 후에도 나머지 주식 1만1234주를 전량 팔아 1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카오 주주는 “몇 달 동안 힘들게 오른 주가가 단 몇 주 만에 무너지는 게 카카오 주가”라며 “액면분할 이후 줄곧 내렸는데 더 내려갈 게 있단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주는 “카카오는 또 먹튀하라고 (먹튀 논란) CTO를 데려오고, 카카오의 윤리·준법경영을 감시하겠다던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는 침묵하고 있다”며 “말로만 변화를 외치는 게 카카오”라고 지적했다.

카카오 뿐만 아니라 계열사도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최고 수위의 제제안이 담긴 금융감독원 사전통지서를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에서 운임의 20%가량을 수수료로 받은 것을 매출액으로 계상한 것을 분식으로 판단해 과징금 90억원과 검찰 고발 등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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