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발 경력직 채용···은행원들 관심 모일듯
스톡옵션 부여···상장 흥행하면 대규모 이익
'카뱅 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 존재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토스뱅크가 금융권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진다. 과거 카카오뱅크로 파견됐던 KB국민은행 직원들이 그대로 남는 등 인터넷은행 이직을 고려하는 은행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에 주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오는 25일 20시까지 은행 및 금융권 경력자 대상으로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다. 이번 채용은 비개발 직군 대상의 경력직 채용이다. 상품 기획(Product), 사업&전략(Business & Strategy), 컴플라이언스 및 재무(Compliance & Finance), 위험관리(Risk), 상품·서비스 운영(Customer), 경영지원(Supporting) 등 6개 부문 30개 직군에서 약 4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성공 사례로 인터넷은행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은행원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파견갔던 KB국민은행 직원 15명이 카카오뱅크에 그대로 남아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카카오뱅크의 주요주주였던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카카오뱅크에 보내면서 4년 이내에 복귀가 가능하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이후 인터넷은행이 성장하면서 대형 시중은행 직원들이 이동하는 경우는 꾸준히 늘었다. 

이번 채용에 있어 핵심 사안 중 하나로 '스톡옵션'이 꼽힌다. 토스뱅크는 새로 입사하는 경력직들도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는 재직 기간 동안 매년 입사 1주년을 맞이한 임직원을 상대로 스톡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0차례 단행했으며 행사가 기준 279억40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연봉과 스톡옵션 등은 개별 지원자들과 구체적으로 협상해야할 부분이기에 일괄적으로 얼마를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다”라면서 “처우 조건은 채용 직무·인터뷰 과정에서 지원자가 보여주는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토스뱅크가 기업공개(IPO) 흥행에 성공하면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은 대규모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상장 ‘대박’을 내 임직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대규모 차익을 거둔 바 있다. 실제로 2022년 직원 중 한명인 변재주 씨가 퇴직하면서 스톡옵션을 행사해 19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다만 은행원들 사이에선 토스뱅크의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만큼 성공 스토리를 작성할 수 있겠느냐란 의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사실상 인터넷은행 선두주자였기에 한동안 업체 간 경쟁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또 상장 대성공을 거둔 이유도 ‘제로금리’ 경향으로 인해 주식시장에 자금이 대규모로 풀린 점이 컸다. 반면 토스뱅크는 이미 대규모로 성장한 카카오뱅크를 영업 현장에서 상대해야 한다. 또 카카오뱅크처럼 유동성 장세를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성장성을 높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토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이 카카오뱅크에 못지 않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경쟁력 덕분에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에 설립 후 최초로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기록인 7개 분기에 버금가는 성장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토스가 직전 연봉 150% 보장을 내걸어 경력직들을 채용할 때는 은행권도 떠들썩했던 바 있다”라면서 “하지만 보장하는 연봉이 그정도 수준이 아니라면 스톡옵션만으론 과거만큼 관심을 끌진 않을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자료-토스뱅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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