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5단지 입찰 불참 후 여의도 한양·노량진1구역 참여 여부도 관심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신임 대표이사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신임 대표이사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던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계 대비 저렴한 공사비를 앞세워 일감을 다수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는데, 수년간 공들여온 사업장 입찰에 대해 최근 불참을 결정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교체 이후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략으로 재편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오는 4월 5일로 예정된 입찰을 앞두고 입찰참여 확약서를 접수받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포스코이앤씨는 정비사업 수주액 1위인 현대건설(4조6121억원)과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일 정도로 공격적 수주를 벌인데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수년 전부터 일찌감치 입찰을 위한 홍보 물밑작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결정을 예상 밖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식적으로 불참 배경으로 입찰 요건을 꼽는다.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840만원으로 최근의 공사비 인상에 견주어보면 그리 높지 않은데 반해 후분양 및 유럽산 고사양 마감재 요구, 공사비 지급방식에 대한 이견 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입찰을 앞두고 포스코이앤씨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간 미래 일감인 수주실적은 차곡차곡 쌓았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4410억원, 2022년 3090억원, 2023년 2010억원 등으로 갈수록 하락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원자재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타 건설사 대비 유독 낮은 편이다. 2021년에는 5.4%였던 영업이익률이 2022년 3.3%, 지난해 2%까지 낮아졌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를 제시로 조합원의 마음을 얻으며 곳간을 채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적정 이익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례로 올해 초 삼성물산과 경쟁한 부산 촉진2-1구역에서는 3.3㎡당 공사비를 경쟁사 969만원보다 77만원 저렴한 891만원을 제시했고, 지난해 12월 수주한 경기도 안산주공6단지에서는 경쟁사 대우건설이 제시한 600만원대보다 낮은 500만원대를 제안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업 전략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뒤늦게 시공사 입찰참여를 검토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도 기존대로 사업 참여 전략을 유지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량진뉴타운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엔 단독 입찰에 참여해 사실상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대표이사 변경 직전의 일인데다, 조합도 경쟁입찰을 원해 1군 건설사들의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수주가 불확실한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가 지주사에서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통인만큼, 건설업 침체로 약화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