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함량 없지만···베이핑으로 금연보조제 시장 열어
안전성, 유효성 검증···6주가량 사용하면 금연 효과 나타나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30년 이상 담배를 태운 흡연자다. 건강이 좋지 않아 금연하고자 2년 전부터 전자담배로 바꾸게 됐지만 담배를 완전히 끊기는 쉽지 않았다. 1달 정도 엔드퍼프(END PUFF)를 사용해보니 일반담배, 전자담배 다 생각 없어졌다. 지금은 엔드퍼프도 안 쓰게 될 정도로 금연할 수 있게 됐다.”

HR메디컬이 신개념의 금연보조제 ‘엔드퍼프’를 공개했다. 니코틴이 없지만 담배와 유사한 형태로 흡입해 흡연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드퍼프는 기존 금연보조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선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일 HR메디컬은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신개념 금연보조제 ‘엔드퍼프’를 출시했다. 엔드퍼프는 금연 실패의 중요한 요인인 습관적 행동에 초점을 맞춤 제품이다.

엔드퍼프 제품 개요. / 자료=HR메디컬, 표=김은실 디자이너
엔드퍼프 제품 개요. / 자료=HR메디컬, 표=김은실 디자이너

금연보조제 시장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부프로피온 제제와 바레니클린 제제 등의 전문의약품 시장과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니코틴 트로키와 같은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이다.

약사법 규정에 따르면 금연보조제로서 의약외품은 니코틴이 함유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담배 흡연욕구를 저하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흡연욕구저하제’와 담배와 유사한 형태로 흡입해 흡연 습관 개선에 도움을 주는 ‘흡연습관개선보조제’로 나뉜다.

국가통계포털 2018년도 자료에 따르면, 가장 큰 금연 실패 요인은 ‘흡연자들의 스트레스(52.6%)’로 나타났다. ‘기존에 피우던 습관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3.7%였다. 즉 대다수의 흡연자들은 심리적 압박, 습관적인 행위로 금연에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엔드퍼프는 독성시험과 인체적용시험, 과학적 검증 등을 통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 금연보조제가 갖고 있는 니코틴 의존성, 정신적, 육체적 부작용 등의 문제를 극복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HR메디컬 직원이 기자에게 엔드퍼프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HR메디컬 직원이 기자에게 엔드퍼프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HR메디컬은 엔드퍼프 출시까지 9년이나 걸렸다. 앞서 엔드퍼프는 식약처에 2016년 1월부터 전자담배처럼 전자장치(공산품)에 충전하고 사용하면서도 니코틴이 없는 흡연습관개선보조제를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같은해 10월 안정성 검증 등 이유로 허가가 취소됐다. HR메디컬은 내부서 연구개발을 지속했고, 수억원에 달하는 ‘GC-MASS 분석기’를 도입, 실험 방식 개발 등을 지속했다. 이후 2015년 전자식 흡연습관개선 보조제 국제규격(GLP) 기체흡입 독성 시험(KCL)을 완료, 14주 반복흡입독성 및 소핵시험을 완료했다.

그 결과 엔드퍼프는 ▲혈액학적 및 혈액생화학 검사 ▲안과학적 검사 ▲장기중량 측정 ▲병리조직학적 검사 ▲소핵 유발 여부 등에서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에서 안전성 평가를 위해 6주간 진행된 인체적용시험 결과 폐활량 평균값이 증가했고, 혈액검사 상 안전성에 문제없음이 밝혀졌다.

임환승 HR메디컬 상무는 “엔드퍼프는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아 금연 초기 니코틴 대체요법제 등과의 병행 사용도 가능하다”면서 “효과적인 금연계획 수립이 가능해 금연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미정 바이오의생명공학연구소장은 “엔드퍼프는 독성시험과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검증을 통해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했다”면서 “기존 금연보조제가 갖고 있는 니코틴 의존성 등의 문제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HR메디컬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의 경우 구역, 구토, 소화불량, 어지러움, 두통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반의약품인 금연껌, 니코틴 패치 등 니코틴 대체요법도 니코틴 의존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구역, 두통, 수면장애 등이 발생한다. 금연초, 궐련형 금연보조제 등 의약외품은 타르와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엔드퍼프 스타터 패키지. / 사진=한다원 기자
엔드퍼프 기기와 용액. / 사진=한다원 기자

다만 일각에선 엔드퍼프의 높은 가격대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엔드퍼프는 크게 ‘스타터 패키지’와 ‘6주 플랜 키트’로 나뉜다.

스타터 패키지는 팟이 결합된 기기 1개와 리필 용액 1병, 6주 플랜 키트는 스타터 패키지 1개, 용액 2병, 파드 3개로 구성된다. 스타터 패키지 가격은 5만8000원, 6주 플랜 키트는 11만5000원이다. 이커머스와 일부 약국에서도 금연보조제를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엔드퍼프의 가격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드퍼프 관계자는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며 저렴한 편”이라며 “스타터 패키지엔 기기, 용액이 있고 용액을 보통 20일정도 사용한다. 흡연자들이 보통 하루에 한갑정도 핀다고 하면 하루에 4500원을 사용하게 되는데 엔드퍼프와 직접적으로 비교해도 저렴해 가격적인 면에서 소비자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조득상 HR메디컬 대표는 “흡연습관개선보조제는 엔드퍼프를 제외하고 안전성, 유효성 심사를 완료한 제품이 없어 국내서 승인된 사례가 없지만, 일부에서 불법적으로 액상을 조제해 금연보조제라는 개념으로 판매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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