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 전시회, 코엑스서 매년 열려
“여기는 블루오션”···기업간 합종연횡 활발

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전기차 산업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현장에 인파가 몰려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전기차 산업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현장에 인파가 몰려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행사 핵심 요소로 여겨져온 전기차가 과거에 비해 줄었는데, 현장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EV 산업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현장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장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확신하는 종사자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과 방문객 관심으로 달아올랐다.

임상준 환경부 제1차관이 행사 현장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임상준 환경부 제1차관이 행사 현장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이날 오전 EV 트렌드 코리아 현장을 방문했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코엑스,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 2018년 이후 매년 개최돼 올해 7회를 맞았다. 현대자동차, 기아, LG전자, LG유플러스, 채비 등 메인 스폰서 6곳을 비롯해 86개사가 참가해 445개 부스를 운영 중이다. 주한영국대사관 등 기관들도 참가해 현장을 구성했다. 지난해 같은 건물에서 95개사, 441개 부스로 운영된 데 이어 올해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 아이오닉 5가 전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부스에 아이오닉 5가 전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올해 참가한 車 업체 현대차·기아뿐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기아 양사만 이번 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에 차량 전시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지난해 행사에 양사를 비롯해 볼보트럭코리아, 대창모터스 등 상용차·2륜차 업체들이 참가했던 것에 비해 올해 차량 콘텐츠가 더욱 줄었다.

기아 부스의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기아 부스의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현대차는 부스에 코나 일렉트릭 N라인, 아이오닉 5 등 2종을 전시했고 기아는 EV9, EV6, 레이EV 등 3종을 마련했다. 출시된 지 수개월 이상 지난 모델로 새로운 홍보 소재는 아니다. 양사는 차량을 부스 전면에 내세우고, 안쪽에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이용 효율이나 차량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를 강조하는 전시물을 보여줬다.

방문객이 코나 일렉트릭 N라인에 올라타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방문객이 코나 일렉트릭 N라인에 올라타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부스 방문객들은 차량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거나 차에 올라타 각종 기능을 조작했다. 과거 행사에 비해 전시 차량에 인파가 몰리지 않다보니, 차를 살펴보는 방문객들이 더욱 오랜 시간 차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인원이 적어 차량을 더욱 깊이 있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은 장점으로 보였다.

◇한국타이어-채비, LG-GS 전기차 등···적극 협업

현장에 충전기, 배터리 소재 등 차량 외 콘텐츠에 대한 발길이 이어졌다. 평일 오전 시간대라 개인 소비자보다, 명찰에 소속 회사명이 적힌 업계 종사자들이 방문객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채비, EV시스, 에바 등 충전기 전문업체의 부스에 들러 충전기 제품을 살펴보거나 기업 관계자에게 다양한 내용을 문의했다.

LG전자의 부스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LG전자의 부스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이밖에 현장에서 눈에 띈 요소가 기업간 협력 사례다. 주요 사례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채비와 함께 마련한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양사는 지난해 마케팅에 관한 업무협약(MOU)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에 부스를 공동 조성해 각 사 콘텐츠를 함께 전시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채비가 공동 조성한 부스의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채비가 공동 조성한 부스의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의 실물과 제품에 적용한 친환경 소재를 소개하고, 채비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홍보했다. 양사는 충전소, 타이어 판매점, 온라인 플랫폼 등 각 사 접점을 바탕으로 서로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등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LG전자와 GS칼텍스 양사는 지난 2019년부터 발전시켜온 충전 솔루션 협업 사례를 이번 행사에서 소개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일로에서 잠시 벗어나 한숨 돌리고 있지만,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사업 역량을 다지는데 힘쓰는 업계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전기차 충전 컨설팅 업체 워터의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전기차 충전 기능에 관한 안내를 받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전기차 충전 컨설팅 업체 워터의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전기차 충전 기능에 관한 안내를 받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전기차 충전 컨설팅 업체 워터(WATER)의 관계자는 “워터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서 충전요금을 유일한 수익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확산이 사업에 중요하다”며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사업 초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화수 EV시스 팀장은 “국내 당국 기준에 맞춰 제작되는 전기차 충전기들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신속한 유지관리 서비스 제공 여부가 (경쟁 우위의) 관건”이라며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성장 여지가 남아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충전기 솔루션 계열사 EV시스의 부스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롯데그룹 충전기 솔루션 계열사 EV시스의 부스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행사 슬로건 ‘차를 넘어, 문화로’

현재 산업 전시회를 표방하는 EV 트렌드 코리아는 개최 초기 ‘전기차 모터쇼’의 색깔을 던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충전, 스마트 제조, 서비스 플랫폼 등 분야들이 완성차 분야 못지 않게 발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주최측도 이번 행사 슬로건을 ‘자동차를 넘어, 문화로’(Beyond the car, toward Culture)로 선정했다.

배터리 소재·개발업체 금양이 부스에 전시한 신제품 4695 배터리가 많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배터리 소재·개발업체 금양이 부스에 전시한 신제품 4695 배터리가 많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이들 분야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대중 관심이 큰 완성차 분야의 발전을 서로 돋운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전시회에 차가 없다고 아쉬워하는 대신, 주목할 분야를 넓힐 때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한 업체 부스에서 기업 관계자와 방문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한 업체 부스에서 기업 관계자와 방문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행사 조직위 관계자는 “친환경차가 미래 주요 모빌리티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EV 산업 시장이 확장 중”이라며 “EV 트렌드 코리아는 최신 트렌드와 다양한 정보를 선보이며 업계 전문가는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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