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 10대 1 주식 분할 공시···주가 11.68% 급등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오랜 요구 반영해
“아직 갈 길 멀어”···기업 밸류업 정책은 기대감 높이는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대표적인 자산주인 BYC가 액면분할에 나서는 가운데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줄기찬 요구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과거와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BYC는 전날 대비 11.68% 상승한 49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BYC는 전날 대비 9.18% 상승한 48만150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13.61%까지 치솟았다. BYC는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초 대비 3.4%가량 상승하며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BYC가 이날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액면분할 공시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BYC는 전날 공시를 통해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대10 비율로 액면분할키로 결정했다. 기존 5000원이었던 액면가가 500원으로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비례해 주식 수는 늘어나게 되는데 보통주는 기존 62만4615주에서 624만6150주로, 우선주는 21만5385주에서 215만3850주로 증가한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분할해 유통주식 수를 늘리는 것으로 기업가치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그러나 한 주당 매수할 수 있는 가격이 낮아져 투자 접근도가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통상 호재로 분류된다. 이날 주가 급등 역시 액면분할을 호재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BYC의 이번 액면분할은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오랜 요구에 응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BYC의 2대 주주이자 2021년부터 주주활동에 나서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액면분할 ▲소수 주주 추천 감사위원 선임 ▲배당 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 BYC 소액주주연대는 3년 전부터 액면분할 등을 요청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BYC가 변화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점과 겹치면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도록 하고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소액주주들은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입장문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첫 발자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태로, BYC의 과도한 저수익 부동산 자산을 효율화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등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자본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따르면 BYC의 전날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이나 부동산 가치를 시가로 반영하면 0.1배에 불과하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청산가치를 의미하는 투자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인 ‘저 PBR주’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만 BYC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주주환원에 공을 들이겠다는 일종의 신호일 수 있지만 같은 날 배당 공시를 보면 여전히 소액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주주들의 요구와 정부의 정책 아래에서 진정한 변화에 나설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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