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진주’ 산호아파트, 현장설명회 대형사 북적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평당 공사비 1070만원 눈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용산으로 모이고 있다. 용산에서도 알짜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산호아파트와 남영동업무지구2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다. 입지와 사업성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최근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시,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8곳이 참여했다. 시공사 입찰 보증금은 120억원이다. 조합은 컨소시엄(공동 도급) 불가와 각 건설사가 갖고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조건을 내걸었다. 예상 공사비는 3029억원이다. 다음 달 15일 입찰이 마감된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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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아파트는 한강변에 위치해 ‘용산의 진주’로 불리는 단지다. 강변북로 맞닿을 정도로 한강과 가까이 있다. 재건축 이후 전 세대가 한강 조망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가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내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글로벌 기업 등이 입주하면 업무 배후 주거지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재건축을 통해 기존 12층, 6개 동, 554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647가구로 탈바꿈한다. 향후 층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월 ‘35층 룰’ 규제가 폐지되면서 조합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이후 정비계획 변경 통해 최고 47층으로 높일 계획이다.

다만 고급화 조건에 비해 낮은 공사비는 변수로 꼽힌다.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830만원이다. 건설업계에선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시 적정 공사비를 3.3㎡당 900만~1000만원대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용산에서도 한강변에 위치해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가구 수나 고급화 조건 등을 고려하면 현재 제시한 금액으론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갈월동에 위치한 남영동업무지구2구역도 시공사를 찾아 나섰다.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엔 삼성물산,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HJ중공업, 호반건설, 금호건설, 계룡건설, 대방건설, 남광토건 등이 참여했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보증금으로 100억원을 내야 한다. 이곳 역시 컨소시엄은 허용되지 않는다. 입찰 마감은 다음 달 29일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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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업무지구2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초역세권이다. 재개발을 통해 최고 지상 34층, 4개의 타워에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2022년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두 달 만인 10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조합을 설립하고 1년 만에 시공사 선정까지 나서면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1000만원대 공사비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1070만원이다. 재건축·재개발 현장을 통틀어 시공사가 아닌 조합이 1000만원 이상 공사비를 제시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여의도 공작아파트는 공사비로 1070만원을 제시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맞이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1000가구 미만 강남권 정비사업 공사비가 800만~90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며 “어느 정도 마진을 남길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건설사들의 참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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