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차 구매 50대 점유율 28.3%로 가장 높아···50대 이상 성장률 두자릿수
주력 소비층인 30대 비중 갈수록 줄어···작년 보유대수 기준 2015년 대비 홀로 역성장
업계 “고금리에 리스 비중 높은 젊은 층 구매력 감소”
기업들도 대형차·고급화 등 중장년층 맞춤 전략 펼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요 소비층 연령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차 가격 상승에 따른 구매 부담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2030세대의 경우 신차 구매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자동차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차 시장이 전년대비 8.7% 증가한 가운데 50대는 12.4%, 60대는 19.7%, 70대는 19.1% 늘어나며 평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비해 20대는 전년대비 0.8%, 30대는 2.9%, 40대는 2.7% 성장에 그쳤다. 즉 50대 이상 소비자층이 신차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비율로 보면 50대 구매 대수는 33만6021대(점유율 28.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40대로 28만6630대(24.1%), 30대는 22만1693대(18.6%), 60대는 21만6188대(18.2%) 등을 기록했다. 20대는 7만7766대로 점유율 6%, 70대는 4만8366대로 4% 수준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 주력 소비층이었던 30대가 20% 아래로 떨어진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고령화가 점차 진행 중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0대는 5만5056대로 점유율 약 34%(법인차 제외)를 차지하며 가장 비중이 높았고, 5060세대 점유율은 약 35%를 기록했다. 반면 2030세대 판매량은 4만8178대로 점유율 약 33%를 차지했다.

이는 수입차 시장을 주도해 온 30대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의 경우 30대 점유율이 38%로 40대(28%), 50대(17%) 등 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최근 들어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젊은 소비층 수요 감소는 고금리가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2030세대의 경우 대부분 차를 구매할 때 리스로 구매하는데, 금리 상승으로 차량 가격 부담이 커지자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중고차나 공유차 등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곳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2030 신차 구매가 줄어들고, 5060 구매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보유 대수에서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는 총 2207만여대로 집계 됐으며 이 중 50대가 631만여대(점유율 28.6%) 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15년만 하더라도 40대가 530만여대로 점유율 29.1%로 가장 높았지만, 작년에는 24.7%로 약 4%p 하락해 2위로 밀려났다.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2015년과 비교해 2023년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21.08% 늘었지만, 30대는 오히려 3.6% 감소했으며 40대는 3.18% 증가에 그쳤다. 반면 50대는 19.17%, 60대는 70.68%, 70대는 62.26% 등 보유 대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경우 한때 ‘카푸어’라고 불리며 무리하게 돈을 끌어다가 차량을 구매해 결국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들 수요가 상당했지만, 최근에는 할부 부담에 경기 침체로 신차 구매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車업계, 중장년층 정조준

이처럼 자동차 시장에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완성차 기업들도 중장년층 소비자를 겨냥한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대형차, 고급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차 판매는 47만7219대로 전체 판매(174만9729대)의 26.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대형차 점유율(16.7%)과 비교하면 8년만에 10%p 오른 셈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은 중장년층 소비자 취향에 맞춰 각종 첨단 편의 사양 및 실내 고급 소재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 판매 현황을 보면 과거 젊은 세대들이 주로 구매하던 기본 옵션인 ‘깡통차’ 판매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대부분 상위 트림 및 풀옵션 바로 아랫 단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현대차가 포니, 갤로퍼 등 이전 세대 차량들을 현재 감각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아이오닉5, 싼타페 등을 내놓은 것도 고령화 시대에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니 쿠페 복원 차량. / 사진=현대차
포니 쿠페 복원 차량. /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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