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로 지난해 1423억 영업익···지난해 3, 4분기는 연속 적자
일회성 실적 논란에 주관사는 PER 대신 PBR로 기업가치 측정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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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청약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3,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낸 것에 대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14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반영된 1분기에 영업이익 대부분이 발생했다.

일회성 이벤트에 따른 실적을 들고 상장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새해부터 이어온 공모주 불패 행진이 오상헬스케어에서도 이어질 지 주목된다.

◇작년 잠정 영업이익 1423억원···3,4분기는 연속 영업손실

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5일까지 이틀간 오상헬스케어 공모청약이 진행된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달 21~27일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공모가를 2만원으로 결정됐다. 희망공모가밴드로 1만3000~1만5000원을 제시했지만 수요예측에서 99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 상단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약 198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821억원이다.

오상헬스케어로서는 지난 2016년 코스닥 퇴출 이후 8년 만에 증시 재입성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07년 인포피아라는 이름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임직원 횡령‧배임 혐의 및 감사의견 범위 제한으로 의견거절을 받고 상장폐지 됐다. 이후 오상그룹이 회사를 인수했고 사명도 변경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진단키트 실적이 급증하자 그해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며 증시 재입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2021년 1월 내부통제 문제와 코로나 이후 매출 지속성 우려를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6월 다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냈고 11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한국거래소가 오상헬스케어 상장을 승인했지만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이 위주인 오상헬스케어 실적에 대해서는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2019년 매출 573억원, 영업손실 15억원을 냈던 오상헬스케어는 2020년 매출 2580억원, 영업이익 1607억원을 냈다. 하지만 진단키트 매출이 줄어든 2021년에는 매출 1323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오상헬스케어는 2022년 초 면역진단 방식의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출시했고 이에 힘입어 2022년 매출 1939억원, 영업이익 49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12월에는 미국 보건복지부(HHS)로부터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1억개 테스트 수주를 따냈다. 이 덕분에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412억원, 영업이익 1501억원이라는 실적을 냈고 이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파두 사태 이후 IPO에 나선 기업은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실적도 공개해야 하기에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월까지 실적 잠정치도 공개해야 했다.

2023년 분기별로 살펴보면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 2855억원의 매출과 15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6억원으로 급감했다. 3분기에는 영업손실 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4분기도 영업손실이 7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3608억원, 영업이익은 142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결국 지난해 1분기에 미국 보건복지부향 일회성 매출이 반영된 덕분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3,4분기 연속 적자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매출 65억원, 영업손실 14억원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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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주 흥행 불패 vs 천하제일 단타대회

올해 공모주 불패 행진이 지속되면서 오상헬스케어가 실적 논란을 극복하고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오상헬스케어는 이번 상장과정에서 99만주를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발행한다. 공모주식 수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1410만4416주의 7.02%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편이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 역시 순이익에 따른 기업가치 측정방식인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하는 대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도출했다.

하지만 오상헬스케어의 유통가능물량이나 주주구성을 근거로 올해 상장한 다른 공모기업처럼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오상헬스케어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은 528만2385주로 총 상장예정주식수 1410만4416주 중 약 37.45%에 해당한다. 통상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주가 급등시 쏟아지는 매물이 많아 주가 상승폭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16년 상장폐지 당시 소액주주들이 대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공모 전 소액주주 및 기타주주들이 들고 있는 주식 수는 447만4396주로 공모 후 지분율이 31.72%에 달한다. 이들은 상장폐지기간 동안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상장 직후 대거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오상헬스케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도 97%가 의무보유확약을 내걸지 않았다. 상장 직후 주가에 따라 즉시 팔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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