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AI 최적화 서버 매출 호조
AI 반도체·서버 기업 주가 동반 상승

델 테크놀로지 로고./사진=AFP 연합뉴스
델 테크놀로지 로고./사진=AFP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미국 PC·서버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이하 델)의 주가가 하루 만에 30% 넘게 올랐다. 그 영향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며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종가 기준 2조달러(약 2672조원)를 넘어섰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델 주가는 전장 대비 31.62% 오른 124.5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1.06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델은 2013년 기업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2018년 주식 시장에 다시 상장했는데, 거래 재개 당시의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21조3760억원)였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80억달러(117조568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같은 주가 폭등에는 전날 발표된 델의 분기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이 급증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델은 전일 장 마감 직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2024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델은 지난 4분기 223억 달러의 매출과 주당 2.2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11% 감소한 수치이지만, 월가에서 전망한 222억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도 시장 전망치인 1.73달러보다 높았다. 

서버를 포함하는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ISG)은 93억 달러, PC 부문인 클라이언트 솔루션 그룹(CSG)은 117억 달러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델의 호실적은 AI 서버 덕분이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에 AI의 핵심 인프라인 서버 수요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델은 전세계 서버시장의 약 19%를 차지하는 서버 분야 1위 사업자다.

델은 "AI에 최적화된 서버가 49억달러(6조546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ISG 부문의 매출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I에 최적화된 강력한 서버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문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델을 '최고 추천주'(top pick)로 선정하고 목표주가를 100달러에서 128달러로 올렸다.

웰스파고 또한 델의 목표주가를 140달러로 올리고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델의 성공적인 실적 발표에 AI 반도체·서버 기업 주가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4.0% 오른 822.7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의 시총은 2조569억7500만달러(약 2748조원)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지난 23일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섰다가 종가 기준으로는 내려갔다. 이후 일주일 만에 마감가 기준 최초로 2조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기업 중 시총 2조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3조900억달러)와 애플(2조7700억달러), 그리고 엔비디아뿐이다.

엔비디아 칩으로 서버를 만드는 또 다른 기업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주가도 이날 4.5%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 주가도 5.25% 급등했다.

다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도 각각 7.6%, 8.3% 올랐다. 

나스닥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3.02포인트(1.14%) 오른 1만6274.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장중·종가를 모두 포함해 사상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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