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반감기 예정···상승 기대
시장 단기과열···상승속도 예상 벗어나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스크린 앞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스크린 앞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가상자산 시장도 간만에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올라 1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와 변동성이 커져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9일 장중 9000만원까지 오른 후 이날까지 8000만원대 중후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직전 최고가는 2021년 11월 9일에 기록한 8270만원이었다. 약 2년 3개월여 만의 신기록이다. 빗썸에서도 지난달 28일 장중 897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8000만원대 중후반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거래도 활발해진 모습이다. 가상자산 리서치 플랫폼인 쟁글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 누적 거래대금은 1월 마지막 주(24∼29일) 23조9000억 원에서 2월 마지막 주(21∼27일) 40조2000억 원으로 68.2% 늘었다.

일 평균 거래대금도 약 4조원에서 5조74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은 지난달 28일 1만9254개로, 2022년 11월 10일(2만710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요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ETF 운용사는 현물인 비트코인을 확보해야 하는데, ETF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수요도 덩달아 확대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하루 만에 5억 2000만달러(한화 7000억원)가 유입됐다.

반감기가 내달로 예정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채굴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한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생성된 후 2012년, 2016년, 2020년까지 세 차례 반감기를 맞았다. 2020년에 반감기가 왔기 때문에 오는 4월 반감기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물 ETF로 수요는 느는데 반감기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금리 인하기로 접어들며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중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권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규제 입장에서 최근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한 점도 거론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1억원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이 단기 과열된 상태라는 우려도 있다. 상승 속도가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라는 것이다. 2021년 11월 9일 업비트에서 827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당장 그다음 달부터 하락 전환해 2022년 12월 30일 2070만 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 디지털 창립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이 최근 급등으로 매우 거품이 낀 수준까지 올랐다”며 “가격이 다시 오르기 전에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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