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전국 1위 화성시…서울에선 송파구가 최다
전문가들 “갭투자 증가 일시적…염려할 수준 아냐”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봄 이사 철을 맞아 전셋값과 전세수요가 일제히 상승하는 가운데 갭 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다시 늘고 있는 분위기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매가에 육박하는 갭투자도 나오고 있다.

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지난해 9월 이후) 전국에서 갭투자 매매거래가 가장 빈번하게 이뤄진 곳은 경기 화성시(175건)였다. 이어 경남 김해시(155건), 경북 구미시(155건), 인천 서구(154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아실은 아파트를 매매한 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내놓은 계약을 갭투자로 집계한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갭투자가 많았던 아파트 단지 상위 3곳 모두 송파구에 위치했다. 갭투자가 가장 활발한 단지는 가락동 ‘헬리오시티’다. 전체 58건 매매거래 중 19건(32.7%)이 갭투자였다. 신천동 ‘파크리오’ 역시 전체 27건 매매 거래 중 27건(29.6%), 문전동 ‘올림픽훼밀리’는 전체 44건 중 8건(18.1%)으로 뒤를 이었다. 송파구 송파동 ‘송파아파트’의 전용면적 83㎡는 1월 13일 7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달 3일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2억1000만원의 갭을 형성했다.

수도권에선 1억원 이하 갭투자가 활발한 모양새다. 화성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 75㎡는 작년 12월 3억원에 매매된 뒤 바로 2억7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세금과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단돈 3000만원에 중소형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화성 향남읍 ‘화성발안우림필유’ 전용 84㎡도 지난 1월 3억2000만원에 팔린 뒤 4000만원 차이인 2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인천 서구 가정동 ‘진흥 2단지’ 전용 59㎡는 작년 12월 1억45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한 달 후인 지난달 1억26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1900만원에 불과하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같은 거래도 나오고 있다. 경기 파주시 ‘한일유앤아이’ 전용 74㎡는 올해 1월에 전세가와 같은 2억28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같은 달 경기 의정부시 장암한국 아파트 전용면적 59㎡ 역시 전셋값과 같은 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방에선 전세가가 매매가를 뛰어넘는 ‘역(逆)갭’도 볼 수 있다. 경남 김해시 삼계동 화정마을6단지 전용 49㎡는 지난해 12월 8일 매매가 9000만원에 같은 타입의 전세계약은 15일 뒤인 23일 1억원에 이뤄졌다.

시장에선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줄면서 갭투자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셋째 주(19일 기준)에 한 주 전보다 0.05% 하락하면서 1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락 폭도 전주(-0.04%) 보다 커졌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랐다. 특히 갭투자가 활발한 수원 영통구(0.26%), 인천 서구(0.11%)·연수구(0.11%) 등의 전셋값 강세가 두드러졌다.

업계에선 갭투자를 두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그간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여전한 데다 최근 전세가율 상승은 연초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들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호황기 때처럼 갭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지만 지역별 편차가 큰 만큼 역전세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